외풍에 시달린 한해였다.

사상 최고의 기업실적도 빛을 보지 못했다.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것도 허사였다.

미국의 회계조작, 전쟁리스크, 그리고 북핵까지 외환(外患)은 끊이질 않았다.

한때 1천포인트를 넘보던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보다 떨어진 수준에 마감됐다.

코스닥시장은 사상최저치(43.67)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사상최저치에 근접한 44.36에 머물렀다.

◆ 야누스의 두 얼굴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724에서 시작했다.

지난 4월22일 943까지 오르며 1천포인트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었다.

그러나 잇따라 터진 해외 악재는 종합주가지수를 짓눌렀다.

결국 10월11일 5백7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납회일인 30일 지수는 627로 마감, 연초대비 13%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72에서 시작한 주가는 연초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사상최저치를 기록하는 수모 끝에 40%가 넘는 낙폭을 보이며 마감됐다.

그러나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신흥시장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시장의 낙폭이 가장 작았다.

성과는 별 것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 시장의 변화 =올해 외국인투자자는 증시개방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올해 2조7천4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8천억원어치, 개인은 7천7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각한 주식은 삼성전자(2조9천억원)였고 가장 많이 산 종목은 KT(6천7백억원)였다.

거래대금 기준으로 할때 외국인의 매매비중은 11.5%로 작년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개인은 73.2%에서 72.0%로, 기관은 14.1%에서 13.8%로 감소했다.

올해 17개사가 상장된 반면 34개사는 상장 폐지됐다.

상장 주식수는 2백64억5천만주, 시가총액은 2백70조8천억원으로 각각 34.7%, 1.2% 증가했다.

연간 거래량은 2천85억1천만주, 거래대금은 7백38조7천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79.1%, 50.3% 늘어났다.

코스닥은 개인중심의 매매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개인은 1조8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1천8백억원어치를 사는데 그쳤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종목 수는 지난해말에 비해 1백10개 늘어난 8백42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38조9천7백30억원으로 12조8천4백50억원 줄었다.

각종 주가조작사건도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수익모델이 확인된 우량주와 그렇지 못한 종목간의 차별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 종목별 동향 =주가는 대우차판매(163.1%)가 가장 많이 올랐고 하이닉스반도체(89.7%)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개별종목 가운데 올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하이닉스가 9백92억5천만주, 73조2천5백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 등 11개 그룹의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48.4%에서 51.3%로 늘어났다.

대기업의 시장 영향력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조아제약이 3백29.3% 급등해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이동통신은 96.59% 급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