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잘 하면 캐디도 돈방석에 앉는다.'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39·뉴질랜드)가 올해 84만6백60달러(약 10억원)의 순수입을 올렸다.

이 액수는 그의 '주인' 우즈가 올해 벌어들인 상금액(총 8백48만7천6백25달러=미 PGA투어 6백91만여달러+비시즌 및 미국 외 대회 1백57만5천달러)의 10%에 육박한다.

투어 상금랭킹 80위 데이비드 듀발(83만8천40달러)이나 78위 마이크 위어(84만3천8백90달러)의 상금과 맞먹는 액수다.

윌리엄스는 여느 캐디들처럼 자신의 수익명세서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그의 정확한 수입은 그 자신만 안다.

다만 투어 관행과 우즈의 전 캐디 마이크 코완의 말을 빌리면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

먼저 윌리엄스는 우즈에게서 매주 1천달러 정도의 기본급을 받는다.

대회에서는 우즈가 우승할 경우 상금의 10%,2∼10위 때 9%,10위 밖이면 8%가 그의 몫이 된다.

윌리엄스는 올해 우즈가 마스터스·US오픈·아멕스챔피언십 등 큰 대회를 석권함에 따라 그 3개 대회에서 10만달러씩의 거액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순수 '캐디피' 외에 인센티브가 있고 나이키·에어뉴질랜드 등으로부터도 가욋돈을 받는다.

그것을 합치면 총수입은 큰 폭으로 늘어난다.

IMG코리아의 김원섭 이사는 "우즈가 따로 주는 보너스,우즈의 캐디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스폰서십 등 '플러스 α'를 감안하면 윌리엄스의 올 연봉은 1백20만∼1백30만달러(상금랭킹 50위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말한다.

15세 때 캐디 일을 시작한 윌리엄스는 그레그 노먼,레이 플로이드,이안 베이커 핀치 등 유명선수들의 백을 멨고,99년부터 우즈와 호흡을 맞췄다.

우즈와 함께 이룬 38승을 포함해 현재까지 그가 '주인'과 합작한 승수는 75승에 달한다.

세계 캐디 중 유일하게 '4대 메이저대회' 정상에 다 서봤다.

그는 투어프로 못지 않은 수익을 밑바탕으로 고국에 주니어골퍼 육성을 위한 '스티브 윌리엄스 재단'을 운영 중이다.

올 초에는 우즈가 뉴질랜드 골프대회에 첫 선을 보이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얼마 전 타깃월드챌린지에서 한 갤러리가 우즈의 스윙 도중 셔터를 누르자 그것을 빼앗아 연못에 집어던지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지만,유명세나 수익면에서 그가 '세계 최고의 캐디'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듯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