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정부는 11일 북한에 15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주문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미국과 스페인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나포한 데대해 항의, 압류 화물의 반환을 요구했다. 아부 바크르 압둘라 알-케르비 예멘 외무장관은 에드먼드 헐 예멘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관영 사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알-케르비 장관은 미국 대사에게 나포된 북한 화물선이 예멘으로향하던 중이라고 확인하고 미사일은 방위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오래전에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케르비 장관은 또 화물선을 나포한 스페인 해군의 행동이 국제법을 위반한것이라며 스페인 정부에도 항의서한을 전달했다고 사바통신은 전했다. 익명의 예멘 관리는 미국 정부가 장기간 추진된 예멘과 북한간 무기 구입계약을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압류한 미사일을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지난 8월 예멘이 1999년과 2000년 북한으로부터 스커드-C 전술 탄도미사일을 구매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살레 대통령은 당시 예멘이 무기수입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미사일 구입은 합법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에 따르면 에멘은 현재 약 6개의 구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 운반.발사대와 사정거리 300km의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 18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아랍권 위성TV 채널 알-자지라는 북한 화물선에서 발견된 스커드 미사일 및 군사장비가 예멘 정부 소유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예맨 정부 관리들을 인용, 예멘과 북한이 수개월 전 군수물자 도입협정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항해중이던 북한 화물선 `소산호'가 인도양에서 스페인 함정 2척에 나포된뒤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나포 당시 화물선의 행선지가 즉각 밝혀지지 않아 예멘 또는 이라크행일 가능성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돌았다.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주요 은신처로 알려진 예멘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테러 전쟁에 적극 협력해왔으나, 이번 미사일 스캔들로 양국 관계에 손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