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28일 폐막된 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개발 문제, 역내 자본시장 육성 및 정보격차 해소 등 다양한 현안들에 대한 설득력있는 제안으로 각국 정상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김 대통령이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경제지원을 하는' 방안을 제의한 데 대해 APEC 정상들은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예정에 없던 북한 핵관련 성명을 채택했다. ◇북핵문제 공감대 형성 김 대통령은 28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APEC 정상회의 2차 전체회의에 참석, 기조발언을 통해 "최근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하고 핵개발에 관여한 것을 시인한점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아.태지역의 평화와 경제적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며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투명하게 포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고자 하는 성의를 확실하게 보일 때는 APEC 회원 각국이 이를 수용하고 대화를 통해 북한의 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북한의 핵포기시 경제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APEC 정상들은 폐막에 앞서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APEC 정상성명'을 채택, 김 대통령의 제의에 적극 호응했다. `북핵 관련 정상성명'은 "우리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아.태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혜택에 주목한다"면서 "그러한 가능성은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전제로 한다"는 말로 핵무기 포기와 국제사회의 `반대급부'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성명은 또 "우리는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명시적으로준수하기를 촉구하며, 동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의 결의를 재확인한다"고천명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평화적 해결 노력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확인했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도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APEC 역내 자본시장 육성 김 대통령은 2차 전체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 및 유가불안, 대(對) 이라크전 가능성, 선진국 경제회복 지연 등에 대해 APEC 차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재무장관들의 조속한 회동을 제의했다. 특히 역내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증권화 및 신용보증시장 발전 방안' 등 역내 자본시장을육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제안은 정상선언문에 "우리는 역내 채권시장 발전 등을 통해 금융시장의개방성, 다양성, 경쟁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했다"는 표현으로 반영됐으며 회의에서도태국과 홍콩측의 지지발언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회원국의 재무장관들은 역내 자본시장 발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오는 2003년 정상회의시 보고하게 된다. ◇역내 정보화사회 실현 김 대통령은 역내 국가들이 정보화 경험을 공유해 정보격차를 해소함으로써 역내 정보화 사회를 조기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전자정부 경험전수, APEC 중소기업 및 극소기업 정보화교육 서비스, 정보화교육 훈련센터 활성화, APEC 교육재단 활성화 등 4대 사업을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강국임을 대내외에 천명하는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IT 관련 역량을 APEC 역내국가로 확산시키려는의미도 내포돼 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정상선언문은 사이버 교육 확대 환영, APEC 교육재단 활성화에 대한 평가 등을 명시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 정부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에 IT 관련훈련생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lrw@yna.co.kr (로스 카보스=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