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서 지난 5일 사상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감독을 받지않고 실시된 선거에서 10년전 내전을 촉발했던 민족주의 정당들이 승리한 것으로 중간 개표 결과 나타났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개 의회의 148개 의석과 스르프스카 공화국 대통령자리 등을 놓고 57개 정당과 9개 연맹이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6일 현재 이슬람 정당인 민주행동당(SDA)이 최대 정당으로 부상한 가운데 라도반 카라지치가 창설한 세르비아 민주당(SDS)과 크로아민주동맹(HDZ) 등 강경 민족주의 정당 트로이카가 약진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내전을 부추겼던 민족주의 세력들의 재집권은 경제적 고립과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으나 민족주의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보스니아를 내전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끌어내 유럽의 일원으로 통합시키려는 서방의노력에 타격이 가해졌다. 개혁주의 정당들은 낮은 투표율과 유권자의 무관심을 패배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나 분석가들은 2년전 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친서방 정당들이 보스니아의 사회적.경제적 문제들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내전 종식 후 보스니아에서 4번째로 실시된 이번 선거는 이슬람-크로아티아 연방과 스르프스카 공화국 각각의 의회 및 중앙의회, 3인 통치위원, 스르프스카 공화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다.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는 95년 체결된 데이턴협정에 따라 세르비아계인 스르프스카공화국과 이슬람-크로아티아 연방이 국가연합 형태를 이루고 있다. 두 국가에 각각의 의회가 있고 중앙의회는 양국의 대표들로 구성되며 세르비아계와 이슬람계, 크로아티아계 민족대표가 8개월 주기로 대통령위원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사라예보 AFP.AP=연합뉴스) jin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