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9.11 테러 참사는 IT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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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지난해의 9·11테러 참사를 막지 못한 원인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컴퓨터 시스템을 지적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방정부 컴퓨터가 너무 낡고 또 정부 기관간에 정보를 교환하지 못해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지난 10년 동안 연방정부가 IT(정보기술)부문에 3천6백87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IT 기반이 워낙 취약해 정부 기관간에 정보를 공유하거나,데이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같은 기능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이다.
이 신문은 미연방수사국(FBI)의 경우,지난 93년부터 17억달러를 IT에 투자했지만,컴퓨터가 구식이라서 두 단어를 한번에 검색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가령 FBI 컴퓨터가 '비행학교'와 같은 두 단어를 검색할 수 있었더라면 알카에다 멤버가 미국에서 비행 훈련 받는 것을 찾아내 테러 예방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구식 컴퓨터를 갖고 있으며,그나마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원인은 연방 정부에 납품하는 조건이 까다로워 소규모 하이테크 기업이 첨단기술을 연방정부에 팔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밖에도 임금이 민간 기업보다 낮아 우수한 IT 전문가를 채용하기 어렵고,부처 이기주의와 연방정부 차원의 IT전략 조정역할이 없어 정부 기관간에 컴퓨터가 연결되지 않아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2003 회계연도에 모두 5백26억달러를 IT분야에 투자하는 등 IT 선진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FBI는 4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 구축에 나서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또 연방정부의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하는 방안에 관한 연구를 스탠퍼드대학에 의뢰했다.
이와함께 내년초 발족 예정인 국토안보부에 편입될 이민국 등의 IT예산 50만달러의 지출을 보류시켰다.
통합 시스템 구축 계획이 만들어진 다음에 사용처를 새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