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째 상승하며 1,200원대를 돌파, 2주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주 들어 거의 1,190원대에 머물렀던 환율은 달러/엔 환율의 120엔대 진입과 맞물려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 상승을 배경으로 강세를 보여 달러/엔 환율은 120엔대를 오르내렸다. 달러/원의 강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셈. 수급상 업체들이 네고물량을 출회, 환율 상승을 제어한 반면 대우전자 외화대출 관련한 달러매수세가 물량을 흡수, 수급은 크게 기울어지지 않은 것으로 진단된다. 다음주에도 여전히 '달러/엔'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1,180∼1,210원' 범위의 박스권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엔과 월말 요인이 상충될 여지가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8.90원 오른 1,202.60원에 한 주를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9일 1,203.9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환율 고점은 1,204.80원으로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9일 1,211.00원까지 올라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저점은 1,199.0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은 5.80원. ◆ 달러/엔 vs 월말 네고 = 달러/엔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음주 월말로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물량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감안하면 환율이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는 행로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외환관계자는 "달러/엔 따라 레벨만 올랐고 원-엔 비율 '10대1'에 맞춰 매매가 이뤄졌다"며 "대우전자 관련 매수세가 네고물량을 흡수했고 NDF정산관련(픽싱) 역내 매수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도 아직 미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강력한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큰 등락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주 원-엔 10대1을 기준으로 아래쪽에선 달러매수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1,190원은 지지되고 위로는 1,210원이 저항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들이 1,200원대에서 네고물량을 많이 출회했으나 대우전자 외화대출 관련 수요요인이 부각되면서 이를 흡수, 수급상 상충됐다"며 "달러/엔이 120엔대 안착을 놓고 혼선을 빚어 아직 방향은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음주 달러/엔이 120.30엔을 확실히 뚫고 안착해야 달러/원도 1,200원대에 머물 수 있지만 달러/엔 상승을 확신하기가 어렵다"며 "현 상태로선 다음주 월말 네고도 있고 30일 NDF픽싱 매도가 많아 아래쪽을 염두에 두고 1,180∼1,200원이 주거래범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달러/엔 120엔 축 공방 =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 상승과 달러화 표시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배경으로 강세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달러 강세 전환을 얘기하고 있다. 밤새 뉴욕 증시 상승을 안고 119.92엔으로 크게 오른 달러/엔은 이날 지난 12일 이후 처음 120엔대로 올라섰다. 달러/엔은 장중 120.29엔까지 상승했다가 일본 수출업체 대기매물에 밀려 120엔을 축으로 공방을 벌인 뒤 반락, 오후 4시 52분 현재 119.85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또 일부 은행권의 대우전자 외화대출관련, 원화 전환 발생요인으로 달러매수세가 유입됐다. 10월 중순 대우전자의 분할 및 매각에 따른 5억달러 이상의 외화표시 자산이 충당금을 제외하고 원화로 기표돼 채권단은 다음주 월요일 기준환율로 달러를 사야한다. 다만 은행권이 외화 충당금 설정, 외화표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상당부분 이를 상각, 1∼2억달러 정도 수요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94억원, 96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틀째 순매수를 이었으나 시장 변수로서의 역할은 미미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6.30원 높은 1,200.00원에 개장한 환율은 1,202.00원까지 올랐다가 고점 매도로 9시 44분경 1,199.00원까지 오름폭을 줄였다. 그러나 달러/엔의 상승 재개로 환율은 10시 32분경 고점인 1,204.80원까지 솟았으나 업체 네고로 11시 1분경 1,202.50원까지 빠졌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에 맞춰 1,203∼1,204원을 오가다가 1,203.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70원 낮은 1,203.0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35분경 1,203.60원까지 올라선 뒤 달러/엔의 정체와 업체 네고물량으로 2시 36분경 1,200.80원까지 되밀렸다. 이후 환율은 1,201원을 놓고 공방을 펼치다가 결제수요 강화 등으로 1,202원선을 한동안 거닐다가 3시 58분경 1,203.50원까지 오른 뒤 다시 1,202원선으로 재차 밀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7,0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7,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570만달러, 1억7,500만달러가 거래됐다. 26일 기준환율은 1,202.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