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은행이 통합은행의 주식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합병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22일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서울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합병할 경우 통합은행의 주식수는 4억주에 달하게 된다"며 "유통 주식 수를 줄이기 위해 하나와 서울은행의 합병비율을 '1 대 2.1'에서 '0.48 대 1'로 바꾸는 방안을 예금보험공사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경우 유통주식수가 2억주로 줄어 물량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은행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 "본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서울은행 직원들이 은행을 믿을 수 있을 만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서울은행 직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복안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서울은행 합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 행장을 만나 향후 통합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은행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합병후 조직통합 복안은. "본계약을 맺는 대로 서울은행 직원들과 가슴을 열고 대화할 것입니다. 하나은행은 충청 보람은행과의 합병에서 원만하게 문화통합을 이뤄낸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직급이나 호봉개념을 떨쳐버리고 각자 기여한 만큼 합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력감축이나 중복점포 정리계획이 있습니까. "점포가 중복되느냐에 대한 판단은 단순히 거리 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효율성 등도 복합적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하나은행은 VIP 고객, 서울은행은 중산층과 일반고객 시장에 강점이 있습니다. 최소한의 점포통합만으로 효율적인 영업이 가능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합병후 주가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요. "합병은행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5천원, 주당순자산가치(BPS)는 2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통상 주가가 EPS의 6배, BPS의 1.5배 이상이란 점을 감안하면 합병은행 주가는 3만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합병후 30%에 달하는 정부지분 매각 방안은. "1년6개월안에 정부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게 목표입니다. 정부측 매각대금 1조1천억원을 보장하기 위해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거나 기존주주와 새 투자자들에게 블록세일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서울은행과 합병하면 유통주식수가 많아 물량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하나은행 주식수는 1억3천6백만주에 달합니다. 서울은행은 1억2천2백만주죠.하나와 서울은행 합병비율을 1대 2.1로 할 경우 합병은행 주식수는 약 4억주에 달해 시장에 유통물량이 너무 늘어납니다. 유통물량을 줄이기 위해 기존 하나은행 주식 0.48주를 서울은행 주식 1주와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이 경우 주식물량이 2억주로 줄어 물량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서울은행과의 합병 이후 중.장기비전은. "현재 하나증권,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 등 관계사들과 함께 종합금융 네트워크를 만드는 장기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은행과 관계사의 조직구조를 혁신해 나갈 것입니다. 또 관계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서로 활발하게 교류해야 합니다." -신한 한미은행을 포함한 4자합병설, 우리은행과의 합병설 등이 회자되고 있는데. "하나.서울은행이 합병할 경우 국내 3위 규모가 되지만 국제적인 수준에서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추가 합병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 은행들은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위해선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합니다. 효율적인 IT 투자를 위해선 당연히 적정규모의 대형화는 필수입니다." 정리=유병연.조재길 기자 yooby@hankyung.com ----------------------------------------------------------------- 김 행장 약력 -충북 진천 출신(59)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남가주대(USC) 경영대학원 졸업 -한일은행 입사 -한국투자금융 전무이사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자문위원 -하나은행 전무이사 -하나은행장(1997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