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의 '병풍(兵風)'공방이 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병역 쟁점화 유도'발언 이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이 의원 발언을 계기로 "이회창 죽이기 정치공작이 입증됐다"며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돌발 악재에 당혹스러워하며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공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당=22일 서청원 대표의 기자회견과 소속의원·지구당위원장 규탄대회,서울지검 항의방문,의원총회,본회의 5분 발언 등을 통해 민주당과 검찰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서청원 대표는 이날 특별기자회견에서 "이해찬 의원의 발언으로 현정권의 추악한 음모가 명백히 입증됐다"며 "대통령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병역의혹 조작에 개입한데 대해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김정길 법무장관과 정치공작의 배후인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한 뒤 △박영관 부장검사에 대한 파면 및 구속수사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천용택,이해찬 의원의 사과 및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했다. 또 공적자금 국정조사 실시도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철저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김대중정권 정치공작 진상보고대회'를 연 뒤 서울지검을 항의 방문하는 등 총공세를 폈다. 한나라당은 23일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무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당=이회창 후보의 병역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정대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후보가 공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면서 3개월 먼저 예편하는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당시 조진만 대법원장이 국방부에 부탁해 이 후보가 다른 공군법무관보다 3개월 먼저 예편,결과적으로 (법관에) 1년 먼저 임용됐다"며 "당시 예편이 적법하게 이뤄졌더라도 특혜는 특혜"라고 비판했다. 한화갑 대표는 한나라당의 '정치공작' 공세에 대해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에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문제를 트집잡아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낙연 대변인도 "본질은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이라며 "본질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균환 원내총무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한나라당 공세에 밀려 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특검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