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전자인증서 이용자 수가 내년 초엔 1천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본격적인 '전자서명시대'가 열리고 있다. 9월 이후 인터넷뱅킹에 가입하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하고 내년 1월부터는 사이버 주식거래에도 전자서명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또 내년 5월부터는 모든 인터넷뱅킹 이용자가 공인인증서만을 사용해야 함에 따라 인증서 시장의 대폭발이 예상된다. 전자서명이란 금융결제원 증권전산 한국정보인증 등 6개 공인인증기관에 개인이나 법인의 신원을 등록하고 공인인증서를 부여받아 인터넷상에서 인감도장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급증하는 사용자=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자서명 이용자 수는 작년 말 1백92만여명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3백46만명으로 증가했다. 정통부는 연말까지 이용자를 1천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개인들은 주로 인터넷뱅킹이나 정부기관의 민원접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의 경우 공인인증서 사용자는 2백만명에 그친 반면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발급한 사설인증서 이용자는 1천만명에 이른다. 오는 9월부터 신규 가입자에 대해,내년 5월부터 전 가입자에 대해 공인인증서 사용이 의무화되면 여러 은행에 중복 등록한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공인인증서 사용자는 대략 4백만∼5백만명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온라인 증권거래에도 공인인증서 사용이 의무화되면 4백만명이 더 증가하게 된다. ◆누가 재미보나=전자서명제도의 보편화로 당장 수혜를 입는 곳은 인증업계보다는 공개키기반구조(PKI) 정보보안업체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결제원 증권전산 한국정보인증 등 6개 인증기관이 인증서 수요 증가와 직접 연관이 있지만 이들은 개인 사용자 증가로는 돈을 벌지 못한다. 인증기관 대부분이 현재 법인에서만 연 수수료를 받을 뿐 개인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인증기관들은 늘어나는 개인 사용자들로부터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반면 공인인증기관 은행 증권사 등에 인증서 솔루션을 공급하는 소프트포럼 이니텍 비씨큐어 케이싸인 등 PKI 업체들은 전자서명제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