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일산 등 신도시 중·고교생들이 올해부터 시행된 고교평준화로 인한 학력저하를 우려,서울로 전학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강남(서초구 강남구)학교를 선호하는 데다 학부모들이 가을개학이 다가오는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사갈 아파트를 구하고 있어 한풀꺾인 강남 아파트 값 오름세를 다시 부추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4일 수도권 신도시 지역 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올들어 고양 지역 10여개 고교에서 3백여명이 서울 등지로 전학간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 정발고는 지난 2∼3월 중 1,2학년생 16명이,일산 주엽고는 지난 3월 1학년생 11명이,덕양구 능곡고는 지난 3∼5월 중 1학년생 50여명이 서울 소재 고교로 집단 전학했다. 특히 능곡고의 경우 5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학교시설 및 수업에 불만을 품고 주거지를 실제 이전하지 않고 위장 전입을 통해 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에서도 중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고교로 진학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지역 중학생 졸업생중 서울지역 고교로 진학한 학생 수는 모두 1백51명이었으나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올해는 1백80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정화씨(42·분당구 서현동)는 "분당의 모든 수준을 강남 수준으로 키운다는 입주초기 정부의 말을 믿고 강남을 떠난 것이 후회막심"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고교평준화 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방학중 P고교 1학년 보충수업 참가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업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교육특수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넘쳐나면서 강남지역 아파트 값의 단기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곡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개학을 앞두고 아파트 매물을 구하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강남 지역에 들어오려는 입주 대기자의 절반은 자녀 교육문제로 이사하는 경우"라고 귀띔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