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최근 환율급락 현상에 맞서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선박 발주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급락을 거듭, 장기적인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환율관리를 통해 수익 차질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9540]은 환율관리 전담조직인 재정부 국제금융팀 인원을 보다 늘리고 시장 모니터링 및 예측, 분석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는 등 전반적인 환위험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최근 세웠다.


특히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의사결정이 보다 빠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내에 금융 문제와 관련한 공식적인 의사결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와함께 현재 총 계약잔고의 3%(3억달러) 수준에 불과한 유로화 결제비중을 장기적으로 10% 가까이로 높이고 건설중장비, 중전기기 등 선박외 수출제품에 대한 중국 및 유럽지역 수출을 확대하는 등의 영업전략도 아울러 추진키로 했다.


현대중공업 재무관리부 윤병춘 부장은 "최근 환율급락 현상은 미국경제에 대한 세계시장의 신뢰도 하락으로 발생한 것인 만큼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환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선물환 거래를 통해 연간 환리스크에 노출되는 금액의 50-70% 정도를 헤징해 오고 있는 대우조선해양[42660]은 앞으로 이 비중을 75% 이상으로 높여 나가는 등 보다 공격적인 환헤징에 나설 방침이다.


또 CFO(재무담당 최고임원)인 남상태 전무를 위원장으로, 각 부 과장급 직원들을 위원으로 하는 `환율위원회'를 구성, 매월 모임을 갖는 한편 환율예측 및 분석,대응방안 등을 담은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작성, 각 부서에 전달토록 하고 있다.


남 전무는 "최근 환율급락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환율위원회를 수시로 개최, 부서별 대응전략을 수립중"이라며 "기본적으로 환헤징을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외화부채를 늘리고 유로화 결제 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10140]도 과거에는 환리스크 노출 금액의 60% 정도를 헤징해 왔으나 최근 환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원칙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되는 금액은 100%헤징 하도록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환헤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