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페루자에서 뛰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안정환(26)이 원소속팀 부산 아이콘스에서 완전 이적, 페루자에 남게 될 전망이다. 프로축구 부산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페루자로부터 안정환을 완전 이적키로 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부산은 "페루자와 지난해 8월 작성한 계약서에 `페루자가 부산에 160만달러를 지불하면 안정환에 대한 이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내용에 따른 것으로 이달 30일 임대기간이 만료를 앞두고 페루자측이 완전 이적의사를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곽동원 단장은 "구단의 기본 입장은 안정환이 보다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페루자의 이적요청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잉글랜드나 스페인 등 유럽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 가능성도 있음을 암시했다. 페루자는 4월말까지 이적금의 절반인 80만달러를 지급하면서 일찌감치 이적여부를 통지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상태여서 이적권리를 둘러싼 잡음의 소지를 남겨놓은 상태다. 이에 앞서 AP통신은 페루자의 대변인 파올로 조바뇨니의 말을 인용 "페루자는 안정환의 원소속팀인 부산과의 계약(임대후 완전이적)대로 안정환을 이적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페루자구단이 안정환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완전 이적을 꺼려하던 종전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역전 골든골을 터뜨린 뒤 페루자 구단주의 혹평으로 팀 복귀가 불투명했던 안정환은 임대계약 만료일(6월30일)이 지나 이적료만 지급되면 일단 부산에서 페루자로 완전히 유니폼을 바꿔 입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000년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 임대형식으로 진출했던 안정환은 2001-2002시즌까지 총 30경기(24경기 교체투입)에 출전, 5골 1어시스트로 큰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국대표팀으로서 월드컵에 출전한 안정환은 미국과의 조별리그,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각각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의 4강 진출에 큰 몫을 해내 평가가 달라졌다. 이 후 페루자의 루치아노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이 이탈리아축구를 망쳤다"며 그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으나 구단주의 아들이자 부구단주인 알레산드로 가우치가 나서 사과하며 사태를 진화했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