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듯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시 오기 힘든 4강 진출 기회를 잡은 터키나 세네갈이나 수 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소득은 없었다는 점. 전반 27분 하산 샤슈의 완벽한 패스를 하칸 슈퀴르가 헛발질, 터키의 선제골이 무산되면서 경기장에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샤슈가 수비수 2명을 유인한 뒤 찔러준 공을 논스톱으로 골문쪽으로 살짝 방향만 바꾸어 주면 될 것을 슈퀴르가 공을 잡고 슈팅하려다 헛발질, 뒤로 흘려버리면서`순도' 99%의 골찬스를 날려버린 것. `어째 골이 나기 힘들 것 같다'는 관중들의 예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통산 35골을 기록, 터키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손꼽혀 온 슈퀴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슈퀴르는 12분 뒤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맞았지만 다시 어설픈 플레이로 무산시키고 말았다. 일디라이 바슈튀르크의 절묘한 스루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뚫은 에르굼 펜베가 크로스 패스했고 세네갈의 골키퍼 토니 실바를 지난 공을 살짝 밀어넣으면 되는,완벽에 가까운 찬스였다. 그러나 슈퀴르는 같이 뛰어든 수비를 의식, 다리도 뻗어보지 못하고 그냥 흘려버렸다. 터키 벤치에서는 탄식이, 관중석의 응원단에서는 탄식과 함께 야유가 터져 나왔다. 슈퀴르의 어설픈 플레이로 2골을 놓친 터키는 5분 뒤 세네갈 수비수 오마르 다프의 몸을 던지는 투지에 거의 손에 거머쥐었던 선제골을 날려 버리는 불운이 계속됐다. 아크 부근에서 슈퀴르의 패스를 받은 샤슈가 로빙 패스한 공을 바슈튀르크가 헤딩슛했고 공은 실바 옆을 비켜 골문을 향해 굴러갔으나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바슈튀르크를 뒤쫓던 다프가 다리를 뻗어 넘어지며 밖으로 쳐낸 것. 후반 들어서도 경기의 주도권은 터키쪽에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골을 결정지어주는 선수가 없었다. 셰놀 귀네슈 터키 감독은 답답한 심정에 주장 슈퀴르를 빼고 일한 만시즈를 투입했고 결국 만시즈가 연장 결승 `골든골'을 터뜨렸다. 전후반 90분간 정규시간을 득점없이 비긴 뒤 접어든 연장 전반 4분. 일본과의 16강전 결승골의 주인공 다발라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올린 센터링을 만시즈가 골지역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논스톱 터닝 슛, 먼쪽 포스트 옆그물에 꽂았다. 물 흐르는 듯한 패스플레이로 여러 차례 역습을 시도했던 세네갈은 공격 빈도에 비해 골찬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후반 인저리타임에 앙리 카마라가 아크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땅볼 슛이 터키 골키퍼 레슈틔의 손에 걸린 게 가장 아쉬웠다. (오사카=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