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역사 창조를 위해 이를 악물었다.' 부상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의 김남일과 김태영(이상 전남)이 오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스페인과의 8강전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김남일은 상대 선수의 발을 밟는 과정에서 발목을 심하게 접질려 고통을 호소하다 교체돼 나왔고 김태영은 비에리의 거친 플레이에 코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고 경기직후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앞선에서 상대공격을 번번이 차단한 뒤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해 내는 `진공청소기' 김남일이나 스리백 수비진의 한 축을 감당하는 `터프가이' 김태영은 모두 스페인전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선수들. 이전 경기에서 선수기용과 관련해 고도의 연막전술을 썼던 히딩크 감독은 경기이틀전인 20일 "회복시간이 짧은 탓에 이들의 상태가 아직 좋지 않다. 무리해서 출전시키지 않겠다"며 일단 기용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상태다. 하지만 김남일과 김태영은 히딩크 감독의 결정이 어느 쪽으로 나든 이번이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혼신을 다해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대표팀 의료진 관계자에 따르면 김남일은 발목인대에 약간의 손상이 있긴 했지만 집중적인 치료를 실시한 결과 통증이 상당히 가신 상태로 이날 오후 광주 경기장 적응훈련에는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 14일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별다른 부상이 없는데도 그를 쉬게 할만큼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김남일은 무리를 감수하고라도 중원장악의 특명을 받고 출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태영은 수술한 코를 보호하기 위해 일본 의료기회사에 개당 30만원짜리 프로텍터를 주문, 제작을 마쳐 스페인전 출전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있다. 의료기회사 관계자가 현해탄을 건너와 직접 제작한 이 프로텍터는 일본의 미야모토가 착용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과 같은 제품인데 특이한 것은 테를 한국팀의 상징색인 붉은 색으로 주문했다는 것. 이 붉은 색 프로텍터는 선수 본인의 투지를 붇돋우는 것은 물론 관중석을 가득 메울 팬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박지성(교토)은 오금(함스트링)이 좋지 않고 최태욱(안양)은 20일 훈련에서 허리를 다치는 등 바쁜 경기일정 중에 부상 선수들이 몇몇 있지만 대부분 그라운드에서 쓰러지겠다는 결의로 스페인전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