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회장의 '출근도 하지 않고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는' 경영방식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회장은 올들어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신라호텔과 삼성물산의 사업장을 직접 챙기는 등 경영활동에 활발하게 나서고있으나 출근과 이사회 참석 등 공식적인 업무절차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의 총수들이 대부분 일정하게 출근해 업무를 챙기고 이사회에 참석해 중요한 결정을 하는 반면 삼성 이회장은 몇년째 정기적인 출근을 거의 하지 않아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28층의 집무실을 사실상 비워두고 있는 상태다. 이회장이 집무실로 출근하는 경우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여서 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에 한차례 삼성본관에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회장도 한때는 자주 출근한 적이 있다. 지난 95년 8월 김영삼 대통령이청와대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경제활성화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한 이후 한동안거의 매일 집무실에 나왔고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자주 출근했다. 삼성은 이회장이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영빈관인 승지원이나 자택에서 업무보고를 받거나 필요한 지시를 하는 것을 통해 주요 경영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에출근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회장은 출근을 하지 않는 것 외에도 자신이 상근 등기이사로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이사회에도 거의 참석치 않아 회사 의사결정 절차상의 `책임경영'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회장이 등기이사로 돼있는 계열사는 9개사로 이중 7개사는 비상근이사여서 이회장의 이사회 참석여부를 문제 삼지 않는다해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경우 상근이사로 돼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데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진 만큼 경영투명성 차원에서라도 이회장이 이사회 참석 등 회사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