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대망의 8강에 진출함에 따라 기업들의 '월드컵 효과'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개막을 전후해 나타나기 시작한 기업들의 월드컵 효과는 한국이 16강에 이어 8강까지 거침없이 거머쥠에 따라 광고와 마케팅, 브랜드, 매출 등 모든 분야에서 절정을 맞고 있다. 기업들은 한국 축구가 이번 월드컵에서 4강이나 결승전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이를 기업경영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 광고효과 `만점' = 삼성의 경우 월드컵 스폰서 등을 하지 않고도 삼성카드가 히딩크 감독을 일찌감치 광고모델로 점찍어 놓은 덕분에 `히딩크 신드롬'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작년 5월 히딩크와 광고계약을 맺고 8월부터 그를 모델로 한 광고를 하다 대표팀의 성적이 신통치 않자 광고를 슬그머니 내리기도 했으나 지난달 24일 잉글랜드 대표팀과의 평가전 이후 히딩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광고를 재개했다. LG전자는 월드컵 기간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50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50배∼100배의 광고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월드컵 개막직전 자사가 후원한 한국-프랑스 최종 평가전을 통해 500억원의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 ▲프랑스 대표팀의 경기 구리시 LG챔피언스 파크 훈련과정 언론공개 ▲올림픽 공원 대형멀티미디어 설치를 통한 `엑스캔버스' 한마음 대축제로 엄청난 유무형적 광고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마케팅효과 `대박' =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참여, 비용으로 1억달러를 들였으나 그 직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는 50배에 달할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특히 자사 초청으로 또는 자비를 들여 방한, 월드컵을 관람한 뒤 공장을 둘러본 해외 2천여명의 딜러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이들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몽구 회장이 이번 월드컵에 국가원수나 장관 등 수십명의 VIP를 안방에 초청, 유치 작전을 벌여 12월 개최지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와 대우차도 월드컵 16강 또는 8강 진출시 구입고객에게 50만-100만원을 되돌려 준다는 매복 마케팅을 벌여 판매가 늘어난 것은 물론 비용을 뛰어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 브랜드가치 `급등' = `SK텔레콤이 2002 월드컵의 최대 수혜기업'이란 말이나올 정도로 SK는 이번 월드컵에서 붉은악마 후원으로 대단한 브랜드가치 제고효과를 거뒀다. `Be the Reds'를 새긴 붉은색 티셔츠 물결이 전국을 타고 흐르면서 SK텔레콤의 기업의 인지도와 이미지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반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업종특성상 이번 월드컵을 통해 직접적인 마케팅상의 효과를 얻지는 못했으나 국제적인 기업 브랜드의 제고 측면에서는 큰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외 고객사 및 철강사, 원료공급사 대표 등 30개국 800명의 인사를 초청해 경기관람은 물론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공장견학과 한국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포스코와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에 초청한 인사들은 각국 재계와 세계 철강업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이라며 "한국의 16강 진출과 공장견학, 문화체험 등을 통해 이들에게 포스코와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대한항공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인 항공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 매출증대 `짭짤' = 삼성전자[05930]의 경우 5월 PDP TV 판매가 4월대비 2.5배, 프로젝션TV는 3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고 LG전자[66570] 역시 PDP TV가 4월대비 70%, 프로젝션TV가 120%, 브라운관(CRT) TV가 27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대리점 관계자는 "50인치 PDP TV와 47, 55인치 프로젝션 TV 등 고급.대형 TV를 찾는 고객이 부쩍 많아졌다"며 "월드컵을 계기로 80년대초 흑백TV 도입에 버금가는 제2의 TV 혁명도 기대해봄직하다"고 말했다. 한국후지필름은 월드컵 입장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지난 2∼5월 월드컵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판촉활동으로 올들어 필름부문 매출이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한솔제지는 제지업계 전체로 월드컵 특수물량이 4만t 이상 발생한데 따라 생산량이 늘었으며 한솔개발이 운영하는 오크밸리의 객실 점유율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솔그룹 관계자는 밝혔다. 인조잔디 국내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코오롱글로텍은 올해 매출목표를 당초보다 상향조정한 150억원으로 늘려 잡고 월드컵 이후 축구붐에 따른 인조잔디 수요의 확대를 기대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