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투톱시스템'이 15일로 출범 한달을 넘어섰다. 지난달 14일 최고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서청원 대표가 선출되며 공식 출범한 이회창-서청원 체제 한달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 후보와 서 대표 모두 취임일성으로 `6.13 지방선거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 기틀마련'를 외쳤고 두 사람은 지역을 나눠 전국을 돌며 `공중전'에 나서면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사상유례없는 압승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간 불화설이 흘러나오는 등 `노-한 체제'의 이상기류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를 정점으로 일사불란하게 당이 운영돼 대조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서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양대 선거 승리를 위해 대통령 후보에게 당력을 집중시키겠다"고 `후보중심'을 선언, 투톱시스템의 착근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투톱시스템의 첫 과제였던 지방선거 승리는 권력 핵심부의 비리의혹에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만큼 당장 8월에 실시되는 8.8 재보선 승리여부가 투톱시스템의 당면 과제로 대두했다. 이 후보도 15일 최고위원.고문.지도위원 조찬에서 "국민이 지적하고 제시한 바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자는 각오를 새롭게 하자"며 "이런 기조에서 정치를 하고자 하며, 보선과 대선을 향해 나가고자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법정기일이 20여일 지나도록 공백상태에 있는 16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문제 등 크고 작은 현안들도 산적한 상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과 자민련 내부의 움직임에 따라 정치권 구도변화가 모색될 경우 이에 어떻게 대처할 지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서 대표로서는 지난달 최고위원 경선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득표에 그친 영남권 및 민정계 최고위원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아우르는 문제도 부담으로 받아들여진다. 서 대표가 대표취임 이후 예상됐던 당직자 인사나 추천직 최고위원 선임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가 15일 당직개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고민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