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선 이번 월드컵이 일본에서만 열리는 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라톤 세계일주를 통해 이런 사람들에게 '코리아'를 알린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50대 평범한 시민이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2년3개월간의 마라톤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갈비집을 경영하는 김홍영씨(53). 김씨는 지난 99년 3월22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대장정에 올라 한국 일본 남미대륙 호주 유럽대륙 일본 한국의 순으로 총 2만20㎞를 달려 3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도착했다. 처음엔 하루 30㎞ 정도에서 나중에는 하루에 70㎞까지 뛰는 거리를 늘렸다. 당초 76㎏이던 몸무게는 종주 후 60㎏으로 줄었고 오랫동안 깎지 못한 수염은 턱을 덥수룩하게 뒤덮었다. 김씨가 달린 지역은 전 세계 24개국 50여개 주요 도시.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개최도시 20곳을 비롯해 역대 월드컵 우승국, 개최국, 각 대륙 축구강국 등이 망라돼 있다. 김씨는 이번 월드컵이 '일본 월드컵'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 남미권에서 자신의 마라톤 세계일주가 TV에 방영됐다며 뿌듯해 했다. 유럽에서 알프스를 넘을 때는 라면을 찬물에 불려 먹고 마른 빵에 고추장을 발라 먹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김씨는 31일 잠실에서 월드컵 경기장 앞 성산대교까지 달리며 한국의 16강행을 기원할 예정이다. 김씨가 이번 일주를 위해 쏟아부은 돈은 2억원 정도. 처음에 극구 말렸던 부인 황인순씨(47)가 나중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