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국·프랑스 평가전의 충격에 빠져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27일 전날 한국 수원에서 열린 한·프랑스 경기 결과를 1면에 일제히 게재하며 한국팀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동시에 3대2로 간신히 승리한 프랑스팀에 대해서는 '초라한 승리(victoire riquiqui)'라 혹평한 뒤 불안감을 표명했다. 르 피가로지는 '놀랍고 멋진 한국팀(Surprenantset seduisants Coreens)'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날 밤의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이날의 전과는 한국민에게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년 전 프랑스에 0-5로 패했던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에 차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프랑스는 겨우 체면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하고 프랑스 팀의 수비력에 문제를 제기했다. 신문은 프랑스 대표팀 플레이메이커인 지네딘 지단의 부상으로 우승은커녕 8강 진출조차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르몽드는 '고통스런 승리(Victoire dans la douleur)'로 세네갈과의 개막전도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르 몽드는 "프랑스 팀이 한·프랑스 평가전의 멋진 승리로 지난 월드컵 챔피언의 저력을 과시하려 했지만 오히려 자신감만 잃게 됐다"며 "31일 개막전까지 원기와 용기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스포츠전문지인 레퀴프도 경기소식을 자세히 소개한 뒤 논평을 통해 "프랑스팀은 한국을 맞아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한국팀은 1년 전 프랑스에 5대0으로 패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1년 새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호평했다. 르 파리지앵은 "프랑스팀은 역동적인 한국팀의 공격 앞에서 애로를 겪었다"며 "프랑스팀의 수비력이 지난 98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지네딘 지단의 부상을 1면 캐리커처로 싣고 지단이 빠진 프랑스팀의 향후 경기 전망에 큰 우려를 표시했다. 경제지 라트리뷘 역시 이례적으로 한·프랑스 평가전을 자세히 전하며 지단이 없는 프랑스팀은 8강 진출도 어렵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프랑스가 8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현재 월드컵 마케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프랑스 기업들이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