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대선을 향한 제언을 담은 단행본 「노무현과 자존심」(인물과사상사)을 출간했다. 이 책은 '노무현과 김대중' '노무현과 색깔논쟁' '노무현과 조중동' '노무현과 진보-개혁 진영' '노무현과 학벌-연고주의' '노무현의 비전과 정책' 등 여섯개 장으로 구성됐다. 올 대선에 대한 강 교수의 시각은 서문 ''노무현 바람'의 핵은 자존심이다'에서 충분히 확인된다. 강 교수는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앞으로 쏟아질 각종 검증 요구들이 사실은 노후보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앞으로 계속 치열하게, 아니 야비하고 잔인하게 이루어질 게 틀림없는 노무현에 대한 각종 '검증'은 사실 노무현에 대한 검증이 아니다. 우리 국민의 '군사독재멘탈리티'에 대한 검증이다. 나는 한국인들의 '리더십관' 또는 '지도자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식 민주주의는 원없이 누리면서 박정희식 리더십을 바라는 일종의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강 교수는 '노무현 바람'의 진정한 의미는 '정치의 갱생'에 있다고 말한다. "정치의 갱생은 한 사람이 일하던 방식을 5천만이 일할 수 있게끔 하는 방식이(다)...5천만이 동시에 일하려면 '자존심 회복'이 필요하다. 지도자를 '들쥐떼'처럼따르는 충실한 신민(臣民)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깨인 국민이 필요하다. 이제부터의 싸움은 '자존심 게임'이다" 여기서 강 교수는 노후보에 대한 각계각층의 검증 요구를 국민의 박정희식 군사독재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야비하고 잔인한' 짓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일정 부분 거부감을 갖게 한다. 물론 강 교수가 언급하듯 '수구기득권 세력'이 검증을 빙자해 '군사독재 멘탈리티'에서 비롯하는 국민적 불안감을 자극해서는 안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 후보에게 이같은 검증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부여한다면 그것도 문제다. 그리고 '김대중식 민주주의를 누리면서 박정희식 리더십을 바라는' 것을 과연 '정신착란 상태'라고까지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256쪽. 8천200원.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