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과감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조심스러웠던 그동안의 태도와는 딴판이다.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소비심리도 점차 회복되자 기업들이 투자에 대해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 반도체.화학업계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 급증이 확인된 LCD(액정표시장치)와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수요회복이 예상되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당초 △메모리 1조5천억원 △비메모리 3천억원 △LCD 7천억원 △디지털미디어 3천억원 △정보통신 2천억원 등 3조원으로 정했던 설비투자규모를 4조6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키로 했다. 회사측은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투자확대는 최종 절차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전자는 올 연말까지 설비투자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문이 예상외로 빨리 늘어나자 3.4분기중 웨이퍼 월 2만장 가공능력을 갖추기로 방향을 바꿨다. 외자 유치도 계속 추진해 내년초에는 월 4만장을 목표로 한 2단계 투자도 완료할 계획이다. 반도체업체들은 내년에 호경기가 올 것으로 예상,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고 임홍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LG화학은 TFT-LCD용 편광판 생산능력을 3백73만㎡에서 7백만㎡로 증설키로 한 계획을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말로 앞당겼다. 중국 용싱의 ABS 수지공장 생산설비를 내년말까지 기존의 15만t에서 30만t으로 증설키로 했던 계획도 올해말로 앞당겼다. ◇ 자동차업계 =기아자동차는 상용차 전문 생산공장인 광주공장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연산 21만대에서 오는 2004년까지 30만대 규모로 대폭 확충하는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기존 프레지오 승합차를 내년 말까지 보닛 돌출형으로 완전 개조해 광주공장에서 연간 8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소형 SUV(스포츠형다목적 차량) 연 10만대 생산 시설과 프론티어 후속모델 연 12만대 생산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4천억원으로 정했던 설비투자금액에 최근 8백억원을 추가했다. 경기 추이를 봐가면서 투자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 통신업계 =KT는 2조5천억원으로 계획했던 투자규모를 3조1백억원으로 늘렸다. 차세대 통신망및 무선랜(LAN)망 구축, 인터넷망 보강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하나로통신도 4천5백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투자를 늘려 시내전화 가입자망과 기간망 보강에 쓰기로 했다. 온세통신도 올해 투자를 당초보다 2백억원 늘어난 1천억원으로 확대했다. 비동기방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자인 SK IMT는 9백억원으로 잡은 올해 투자를 1천1백55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KT아이컴은 투자금액 7천4백억원을 조기집행키로 했다. LG텔레콤도 투자를 당초 4천7백억원에서 6천5백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 R&D 인력 충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천6백4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구인력 5백61명을 줄였지만 올해는 3백명을 충원할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올해 1백명을 확충할 예정이다. LG화학과 로템(구 한국철도차량)은 각각 1백30명과 1백2명을 늘린다. < 산업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