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8일 미국, 유엔의 철군압력에도 예닌, 나블루스에서 5일째 계속 공격을 가하는 등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자정이 막 지난 새벽에 무장헬기를 동원해 서안 자치지구 북쪽에 위치해 있는 예닌 난민촌에 2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격전지 중의 하나인 예닌의 교전에 대해 이스라엘 군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으나 군 소식통들은 예닌 난민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전사 150여 명이 이날 오전 무기를 버리고 난민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로 예닌 난민촌에서 전투를 이끌고 있는 자말 압델 살람은 어린이들과 노인들만이 난민촌을 떠났을 뿐 팔레스타인 전사들은 오직 죽기를 각오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예닌과 함께 요르단강 서안 자치지구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저항이 가장 거센 나블루스에서도 8일 오전부터 5일째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가했다. 전날에도 나블루스서 이스라엘군은 헬기까지 동원해 강력히 저항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전사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 이날 하루에만 14명의 팔레스타인이 사망했다고 나블루스 주지사 마흐무드 알룰이 말했다. 나블루스에서는 또 이스라엘군은 13곳의 무기고와 폭탄제조공장을 발견했다. 7일째 2백여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은신한 채 이스라엘군과 계속 대치하고 있는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에서는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이 예수탄생교회와 인접한 건물에 수류탄을 던져 발생한 불을 끄기 위해 나갔던 팔레스타인 전사 1명이 이스라엘 저격수에 의해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이 밝혔다. 전사자는 올해 26살의 할레드 아부 시암(26)이며, 그는 화염이 교회로 번져오는 것을 막으려 했었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일에 대해 이스라엘 군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며 논평은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예수탄생교회 안에 있는 프랑스 출신 이브라임 팔타 신부는 사격과 함께 폭발하는 소리를 들었으나 누구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게릴라와 이날 엿새째 교전을 벌여 7명의 이스라엘 군인들이 부상했다며 이 곳으로 군인들을 더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안지구외 교전지역 확대와 관련, 달리아 라빈-펠로소프 이스라엘 국방차관은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공격을 받지 않으면 가자지구와 레반논과의 접경지대 등으로 공격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과 회견에서 "미국과 동맹은 보안상 최상으로 고려돼야 하고 우리는 그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이스라엘이 미국의 철군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도 익명의 고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예닌에 대한 공격이 8일 오전에는 끝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앞서 군 대변인 론 키트레이 소장은 7일 예닌에서의 공격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블루스.베들레헴 A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