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가 19일 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되자 전북도청이 술렁거리고 시민단체와 일부도민, 한나라당 등에서 조기 사퇴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일찍 출근한 도청 공무원들은 유지사의 구속을 `예상했던 일'로 받아들이면서도 일손을 놓고 허탈해 했다. ○...도지사 업무를 대행할 채규정 행정부지사는 출근 직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할 것과 행정 공백이나 누수가 없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채 부지사는 "유지사가 대통령 경선에 나선 후부터 국장 책임제로 업무를 추진 해왔기 때문에 도정 수행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안을 빈틈없이 살피고 추스려 도민들의 실망을 덜어 주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도민들은 유지사가 검은 돈에 연루돼 사법처리된 것은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라며 `옥중 결제'식의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하루 빨리 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 김춘수(45.전주시 완산구)는 "청렴한 이미지로 과감하게 도정을 추진해온 유지사여서 마지막까지 그를 믿었으나 금품수수설이 사실로 확인돼 분노와 실망감이더욱 크다"면서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길은 조기 사퇴 뿐"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북도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철면피의 대명사 유종근 지사는 즉각 지사직을 사퇴해 최후의 양심이라도 지키라"고 요구했다. 유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사퇴할 때부터 퇴진시위를 벌였던 도내 시민단체들은 구속이 집행되자 유지사 퇴진운동을 적극 전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도지사 후보 경선을 앞둔 민주당 도지부 등 지방정가에서는 유지사의 구속이경선이나 본선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는 등 걱정스런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도지부의 한 당직자는 "지사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으나 도민들의 정권재창출 열망이 큰 만큼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주=연합뉴스) 이윤승 기자 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