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이 투입된 제일은행이 지난 2년간 4백40억원을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컨설팅 비용으로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빛은행과 국민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지난 98년 이후 외국계 컨설팅회사의 '경영 훈수'를 받으며 지급한 용역수수료가 2천3백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재경위 이한구 의원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털이 경영을 시작한 첫해인 2000년 3백24억원을 컨설팅료로 외국계에 지불하는 등 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백30억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출했다. 제일은행은 그러나 경영관련사항에 대한 보고의무가 없어 이같은 컨설팅용역에 대해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인&컴퍼니는 '경영 자문' 명목으로 단일 프로젝트로는 가장 큰 규모인 1백62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은행에 이어 컨설팅 비용을 많이 지출한 은행은 국민은행으로 4백65억원을 지불했다. 이 가운데 합병 관련 컨설팅 비용으로 1백69억원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전체 컨설팅 용역 가운데 70% 이상을 맥킨지에 몰아줘 맥킨지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컨설팅비는 3년 6개월간 3백48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98년 9월 이후 3백59억원을 지출한 한빛은행도 마스터플랜 구축 등을 위해 맥킨지에만 1백69억원을 지불했고 지난해 말부터 기업구조조정과 중소기업 전략을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준.김동욱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