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부드러운 스윙을 구사한다는 어니 엘스(32·남아공)가 18개월 만에 미국PGA투어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엘스는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27·미국)의 추격에 진땀을 뺐다.


하마터면 '투어사상 가장 큰 타수차의 역전패'란 불명예 기록을 세울 뻔한 아찔한 우승이었다.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 블루코스(파72)에서 열린 제뉴티챔피언십(총상금 4백70만달러) 최종라운드.


3라운드까지 엘스가 우즈에게 8타나 앞서 있어서 엘스의 우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4라운드가 시작되자 양상은 급속도로 달라졌다.


엘스 앞에서 플레이한 우즈가 1∼3번홀에서 '줄버디'를 잡고 엘스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


우즈는 9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전반 1오버파에 그친 엘스와의 간격을 3타로 좁혔다.


후반 첫홀인 10번홀(파5).


우즈가 다시 버디를 잡고 엘스를 2타차로 쫓았다.


순간순간 '리더보드'를 훔쳐보는 엘스를 더욱 긴장시켰다.


메이저대회를 포함,우즈와의 우승다툼에서 져 2위에 그친 적이 6차례나 된 엘스였다.


98조니워커클래식에서는 최종일 우즈에 8타 앞섰다가 연장전에서 진 적도 있다.


승부의 분수령은 12번홀(파5).


우즈가 투온후 12m 이글퍼트를 남겼다.


성공하면 공동선두.


그러나 우즈는 버디에 만족해야 했고,곧이어 엘스도 이날 두번째 버디를 낚았다.


엘스는 나중에 "그 3.6m 버디퍼트가 위닝퍼트나 다름없었다"고 손떨렸던 순간을 회고했다.


두 선수는 13∼18번홀에서 버디나 보기없이 2타 간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우즈는 4.5m가 안되는 버디기회를 세번이나 놓친 반면 엘스는 14번홀의 15m파퍼트 등 위기에서 파세이브를 많이 한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


엘스는 이날 이븐파 72타(버디2,보기2)를 포함,합계 17언더파 2백71타였고 우즈는 6언더파 66타(버디6)를 포함,15언더파 2백73타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상금 84만6천달러를 받은 엘스는 상금랭킹이 1백20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세계랭킹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지난주 5위에서 3,4위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엘스의 우승은 미 투어에선 2000년 8월 더 인터내셔널 이후 처음.


올시즌에는 지난달 유럽투어 하이네켄클래식에 이어 두번째다.


우즈는 2위에 그쳤지만 '역시 우즈'임을 보여줬다.


그는 1번홀(5백29야드)에서 뒷바람을 타고 드라이버샷을 3백85야드나 날린 끝에 샌드웨지 어프로치샷을 했으며,2번홀(3백76야드)에서는 드라이버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지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는 이 대회 마지막 42개홀에서 단 1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