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몇년전 할인카드 사업으로 실패를 경험했다. 1천5백만원이면 창업할 수 있다고 해서 도전했는데 이후에 들어가는 운영경비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초기에는 A씨 혼자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제휴점을 발굴하겠다고 계획했으나 하루에 방문할수 있는 업체수는 한계가 있었다. 사업 취지를 설명하는 데만 시간이 적지않게 걸렸고 중간에 업소에 손님이 오면 말을 끊고 한참 기다려야 했다. 결국 기본급을 주는 직원들을 채용했는데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인건비와 운영비가 계속 투입되자 4천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다가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A씨의 실패요인은 여러가지지만 치밀하지 못했던게 가장 큰 요인이다. 창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할 미덕이 적지않지만 그중 첫번째는 숫자와 친해지는 것이다. 즉 매사에 투입과 산출을 생각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계산해보라는 것이다. 창업자가 알아야할 숫자는 여러가지가 있다. 객단가는 고객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금액이다. 객단가는 매출 산정의 기본이 된다. 객단가와 구매고객수를 곱하면 1일 매출액이 되고 여기에 영업일수를 곱하면 한달 매출액이 된다. 객단가와 다르지만 중요한 숫자중에 하나가 프라이스 존(Price Zone)이다. 이는 고객이 선호하는 가격대를 말한다. 프라이스 존에 해당하는 제품의 종류가 많아야 손님이 모인다. 해당 지역의 프라이스 존도 중요하다. 입점하려는 지역 근로자들의 연봉수준,임대료 수준,아파트 매매가와 전세 수준은 고객들의 소득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반드시 파악해놓아야 한다. 음식점에서 테이블 단가는 한 테이블이 한 번 회전했을때 오르는 평균 금액인데 지역의 프라이스 존과 일치하도록 테이블 단가를 설정하는건 기본이다. 제품의 소비회전주기도 꼭 알아둬야 할 숫자다. 회전주기가 짧은 업종은 1차 상권반경을 좁게 잡아도 되지만 소비 회전주기가 긴 상품을 취급할때는 상권반경을 넓게잡고 많은 사람들에게 간판이 노출될 수 있는 입지에 점포를 얻어야 한다. 가령 오리나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자주 먹을수 없는 상품이다. 때문에 음식점이 많이 모여있는 이면도로변 점포를 얻을 수도 있지만 간판 노출도가 높은 대로변 점포를 얻는 것이 고객확보에 유리하다. 이밖에도 꼭 따져봐야할 숫자는 무수히 많다. 희망수익금,희망수익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표매출액,목표매출액을 달성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고객수도 꼭 짚어보야할 숫자다. 손익분기 매출액도 마찬가지.변동비와 고정비용,투자금액중 회수가능한 비용과 회수가 어려운 비용도 반드시 계산해봐야 한다. 평당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객단가 높이기 전략도 마찬가지다. 권리금 3천만원,보증금 2천만원,월세 1백만원,개업자금 3천만원이 든 10평짜리 매장이라면 평당 1천만원 가까이 투자된 셈이다. 이 경우 객단가를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 또 종업원을 채용하는 업종이라면 종업원 1인당 생산성은 얼마인가 따져보지 않고 경영한다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창업은 끊임없는 숫자와의 전쟁일수도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그 전쟁을 치르고,그래서 숫자에 혼이 깃들면 어처구니 없는 실패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www.changupo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