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군(ISAF)과 아프간팀 친선경기가 개최된 카불 시내 축구장에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져 아프간 주민과 평화유지군 등 수십 명이 다쳤다고 현지언론이 15일 전했다. 목격자들은 관중 1만5천여 명이 다국적 평화유지군 선발팀과 아프간 대표팀격인'카불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에 서로 들어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난투극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장 관중석은 이미 만원상태였고 관중이 진입을 제지하는 평화유지군,경찰과 충돌하면서 불상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경찰은 관중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공중을 향해 총을 발사하고 나뭇가지와 소총, 수류탄 발사기 등을 휘두르며 이들의 경기장 진입을 막았다. 평화유지군팀 소속의 독일 의무병들은 난투극으로 아프간인 50여 명이 머리에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았으며 평화유지군 병사 5명도 아프간인들이 던진 돌에 맞아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난투극에도 평화유지군과 아프간팀 간의 경기를 진행됐으며 부상자 가운데 치명상을 입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폭력사태는 경기가 시작된 뒤 점차 진정됐다. 경기 시작 몇 분만에 아프간팀이 첫 골을 기록하자 관중석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으나 평화유지군팀은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동점골을 기록하고 후반전에 다시 역전골을 터뜨렸다. 카불 축구경기장은 탈레반 정권 시절 공개처형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독일군소속의 평화유지군인 디트마르 예세리히 중령은 "이곳에서 축구경기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탈레반 정권의 공포정치가 끝났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영국 국방부가 영국축구협회와 프리미어리그의 후원을 받아 계획한 것으로 평화유지군팀은 영국군을 중심으로 이탈리아와 덴마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병사들로 구성됐다. 한편 평화유지군은 이날 카불공항에서 압둘 라흐만 장관이 피살된데 이어 축구장 폭력사태가 발생하자 공항 주변에 대한 순찰을 늘리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