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고위관리와 일부 정치인들이시대 흐름에 따라 주한미군 용산기지의 중요성이 줄어들 것이란 입장을 나타내 주목된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와 스티븐 솔라즈 전 미하원 외교분과소위원회위원장 등은 16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서강대 국제대학원 주최로 열린 ''21세기 주한미군 역할과 위상''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 시간이 지날수록 용산기지에 대한 중요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레그 전대사는 "미군의 전쟁 방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현대전은 `군인이 얼마나 많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기술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뒤 "시간이 지날수록 주한미군 용산 기지 이전은 덜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용산(미군 기지)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오히려오산과 군산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며 "그런때가 오면 용산 기지 이전은 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솔라즈 전 의원도 "미 2사단이 현재의 위치에 주둔해 있는한 (용산)기지를 이전한다고 해서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데 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어느 나라에도 그 나라의 수도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은 남북한이 분단된 상황에서는 꼭 주둔해야 하며 통일 후에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이고, 용산기지 이전 문제는 한국 정부가 스스로 결정을내려야 하는 문제"라며 "미군이 용산에 있는 한 앞으로도 반미감정이 계속 고조될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제프리 존스 미 상공회의소 소장은 "용산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만 시선을 집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전국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용산기지만을 대상으로한 이전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과 관련, 그레그 전대사는 `한국이 미국과 아시아에 있어 영국이 미국과 유럽에 대해 갖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의 언급을 인용한 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전쟁 위협에 대한 억제력 유지라는 과제와 더불어 이런 위협이 없어졌을 때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테플턴 로이 전 주중 미대사는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하느냐는 문제는주일미군의 주둔 문제와 긴밀히 연관된다"면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없다면 이지역의 어떤 국가도 중국에 맞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측에서 김재창 국방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유종하 전 외무장관, 이정복 서울대 교수, 정종욱 전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조성태 전 국방장관,홍사덕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 리처드 솔로몬 미 평화연구소 소장, 리처드 알렌 전 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로이 전 주중 미 대사, 솔라즈 전 미하원 아태 외교분과 소위 위원장, 윌리엄립시 전 한미연합사 사령관 등 미국측 인사가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