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그리스 문화재 ''엘진 마블''을 돌려달라는 그리스의 요구에 대해 박물관측이 또다시 거부하고 나섰다. 로버트 앤더슨 관장은 15일 일간 ''더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엘진 마블''은 대영방물관 소장품의 핵심 부분으로, 반환은 물론 대여도 불가능하다고 확인했다. 19세기 오토만제국 대사였던 엘진경(卿)이 영국으로 가져온 `엘진 마블''은 아테네 파르테논신전을 장식했던 대리석 조각 56점으로 돼있으며 오랜 기간 영국과 그리스간 외교 마찰의 원인이 돼왔다. 그리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기간에 맞춰 일시 반환, 또는 최소한 대여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문화장관은 `엘진 마블''의 반환을 촉구하는 서한을 테사 조월 영국 문화부장관에게 보냈다. 그러나 앤더슨 관장은 "박물관이 이 조각들을 소장하고 있다하더라도 이를 이동시킬 권한이 법적으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영국이 그리스에 이를 대여할 경우 그리스가 영국에 반환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앤더슨 관장은 "그리스에는 `엘진 마블''을 보관하기위해 제대로 설계된 박물관 시설이 없다"며 이 문화재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대영박물관 전시실이 더 적합한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엘진경이 이 문화재를 영국으로 반출할 당시 문화재는 폐허상태였고 방치됐으며 결국 상태가 악화됐을 것이라며 영국으로 가져온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예술작품이나 문화재가 반드시 원래의 지역에 전시돼야한다는 생각은 `국제적 박물관''이라는 개념과 상치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니젤로스 장관은 앤더슨의 기고와 관련, 그리스는 `엘진 마블''을 전시하기에 합당한 시설을 마련할 수 있다며 `엘진 마블''은 아테네 올림픽 기간에 맞춰 반드시 그리스로 반환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테네 올림픽에 맞춰 아크로폴리스에 새로운 박물관을 짓고있다"고 밝히고 "이 문화재는 원래의 환경으로 반환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영국에서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등 영화배우들과 의원 90명 이상이 `엘진 마블''의 그리스 반환을 주장하는 캠페인에 들어간 것과 관련, 베니젤로스 장관은 "죄의식 뿐 아니라 책임감의 표현"이라고 환영했다. (런던.아테네 AP.dpa=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