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카리스마를 키우겠습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짧게는 미국격파를, 길게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목표로 훈련중인 축구국가대표팀 가운데 박지성(21.교토)의 결의가 매섭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능력과 함께 마라토너를 연상케 하는 강인한 체력까지 갖춰 히딩크 사단의 총아로 꼽히고 있는 박지성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대표팀의 취약지구인 공격형미드필더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겠다는 각오를 당당히 밝혔다. 다양한 공격루트 창조를 이번 훈련의 주요목표 중 하나로 삼은 히딩크 감독이 그 작업의 핵심으로 꼽는 포지션은 단연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히딩크 감독이 여러 선수들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박지성은 지난달 9일 서귀포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돼 일단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박지성은 다소 낯선 이 포지션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찬스를 만드는 능력면에서는 아직 더 발전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공격의 맥을 미드필드에서 앞서서 차단하고 이를 공격진으로 연결하는 능력 만큼은 단연 발군이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그 당시 자신의 플레이에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자신을 다그친다. 박지성이 플레이메이커로 거듭나기 위해 1차적으로 세운 목표는 수비진을 한 방에 무너뜨리며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 수 있는 스루패스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것과 파워보강을 통해 강력한 중거리포를 장착시키는 것. 박지성은 "이번 미국캠프에서 훈련때나 실전때나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야무지게 말한다. 이와 함께 박지성이 밝힌 또 다른 목표는 당돌하게도(?) "대표팀을 이끌 카리스마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누구보다 기복없이 대표팀을 지켜온 박지성이지만 단지 열심히 볼만 차는 ''모범생'' 스타일이었을 지언정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터프함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이같은 결의는 새삼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박지성이 이번 훈련을 통해 중원의 야전사령관으로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샌디에이고=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