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과도 정부가 22일 정식 출범했다. 아프간 과도정부는 이날 오전 11시(현지 시간) 카불시내 내무부 청사에서 한때 과도정부 수립에 반대했던 우즈벡계 군벌인 압둘 라시드 도스툼 장군을 비롯한 각부족 대표들과 31개 주정부 대표, 각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르하누딘 랍바니전(前) 대통령이 파슈툰족 지도자인 카르자이 수반에게 정권을 인계함으로써 정식으로 닻을 올렸다. 카르자이를 포함해 아프간 각 종족 및 정파 대표 30명으로 구성된 과도정부는 앞으로 6개월간 아프간을 이끌며, 이후 2년동안 아프간 통치를 맡게 될 임시 정부에정권을 넘기게된다. 카르자이 총리의 과도정부는 이 기간에 국영(중앙)은행이 약탈당하고 5개월동안 체불된 공무원 임금지급, 대부분 사회간접시설이 황폐화된 아프간을 본궤도 올려놓아야하는 험난한 과업을 수행해야만 한다. 카르자이 정부는 이와 함께 과거 소련과의 대항과정에서 획득한 명성과 함께 현재도 독자적은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수많은 군벌들을 통합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랍바니 전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북소리 속에서 행사장에 도착, 아프간 군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붉은 카펫을 걸어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후 바르카트 울라의 코란독송과 참석자 정원의 국가 합창을 시작으로 아프간에서 수십년만에 처음인 평화적인 정권 교체식이 시작됐다. 행사장 뒷면에는 지난 1980년대 옛소련에 대한 게릴라전으로 전설적인 인물이됐지만 9월 9일 탈레반측의 폭탄 테러로 숨진 아흐메드 샤 마수드 장군의 대형 초상화가 자리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과도 정부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 보안군(ISAF)의 선발대인 80명의 영국 해병대원들과 아프간 경찰들이 행사장 주위를 삼엄하게 경비했으며, 내무부 주변 거리에는 통금령이 하달됐다. 내무부 인근 건물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카르자이의 취임 선서에 바로 앞선 연설을 통해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평가하고, "우리는 이날이 분쟁이라는 오랜 어둠의밤을 끝내고 평화와 화해, 그리고 정의를 위한 새벽을 여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사 출신으로 1996년 망명했던 나지아 소하일 자라씨는 "아프간 여성들을 위해매우 기쁘다. 우리의 삶은 이제 시작됐다"면서, 5년동안 조직적인 탄압을 받아온 아프간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초청 인사가운데 한명으로, 아프간 작전을 주도했던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현재까지 아프간 작전은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 잔당에 대한 추적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