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축구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5개월여 앞두고 9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전초전을 갖는다. 이번 월드컵에서 함께 D조에 속한 한국과 미국은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맞대결을 펼치기를 꺼리는 관례를 깨고 서로의 전력 탐색을 위해 기꺼이 이번 경기를 치르는데 합의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과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등 유럽파가 빠졌고 미국도 어니 스튜어트(네덜란드 브레다), 조 맥스 무어(잉글랜드 에버튼)가 합류하지 않아 완전한 전력으로 볼 수는 없는 상태. 하지만 한국은 황선홍, 유상철(이상 일본 가시와)에다 오랜만에 출전 기회를 잡은 박지성, 안효연(이상 일본 교토)이 합류한데다 `젊은 피' 이천수(고려대)와 최태욱(안양 LG)의 기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어 월드컵에 앞서 미국의 기선을 제압할 기회로 삼고 있다. 또한 차두리(고려대)와 현영민(건국대) 등 최근에 대표팀에 합류한 새내기들도 지난 1일 본선 조추첨이 끝남과 동시에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더욱이 스트라이커 김도훈(전북 현대), 수비수 이민성(부산 아이콘스), 김태영(전남 드래곤즈)이 서귀포 훈련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여 교체 투입도 가능한 새내기들로서는 비록 길지 않은 출전 시간 동안이라도 눈에 드는 기량을 펼쳐 보여야 한다. 이에 맞서는 미국도 신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스트라이커 랜던 도노반(새너제이)은 19세에 불과하지만 스피드가 뛰어나고 골결정력이 좋아 주전인 스튜어트를 위협하고 있고 제프 커닝햄, 브라이언 웨스트(이상 콜럼버스), 조시 월프(시카고) 등도 미국축구의 장래를 짊어질 대들보들이다. 여기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국가대표팀 경기 출전 기록(143회)을 가진 미드필더 코비 존스(LA 갤럭시)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다 노장 수비수 제프 애구스가 든든하게 수비를 받치고 있어 완벽한 신구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는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가 사용돼 양팀 모두가 실전에서 공인구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고 축구팬들은 공격적이고 파괴력 넘치는 골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상대가 중동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미국인만큼 보안당국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경호 태세를 전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귀포=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