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제는 기업이 나설 때..安德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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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德根 <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미국 변호사 >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새로운 국제통상체제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데 1백42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합의했다.
현재 계획으로는 2004년 말까지 협상을 종결짓고,그 결과에 따라 2005년부터 보다 개방된 국제통상체제를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농산물 및 서비스 시장에서 실질적인 개방 뿐만 아니라 환경 투자 경쟁정책 등의 신분야에서도 통상규범과 연계된 새로운 체제가 정비될 전망이다.
또 그간 WTO체제의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지적돼 온 지식재산권 보호,이행,분쟁해결제도,무역원활화 등 제반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도 함께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8년에 걸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예에서와 같이 협상시한을 넘겨 그 논의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수년 내 세계경제체제와 우리경제가 보다 광범위한 경제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시대에 돌입하리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러한 개방화 추세속에서 '가장 중요한 대비'는 다름 아닌 우리 기업들의 손에 달려 있다.
즉 통상협상에 있어 우리 대표단의 협상력이 얼마만큼 우리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3년 이상 전개될 통상협상에 신속·정확하게 산업부문의 이해를 파악하고,이를 협상대표단에 반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현재 정부차원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위원회나 회의들도 재점검돼야 하겠지만,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업차원에서의 의견수렴과 입장정리를 위한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협상 향방과 그 성과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협상과정에 능동적인 참여를 해야 하며,또한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3년 후 제기될지도 모를 '협상력 타박'으로는 기업들에 미칠 타격이 치유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후속 협상이 종결될 시점에서는 그간 준비단계 수준이던 서비스시장의 개방이 본격화될 것이다.
서비스시장 개방이라는 것은 외국 상품과의 경쟁수준을 넘어 대폭적인 자본 이동 및 서비스산업 부문의 인력이동이라는 부문까지를 포괄하는 것으로서,그 범주 또한 금융 법률 교육 운송 건설 관광 등 경제 전분야에 걸쳐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개방화 작업이 성사될 경우 그 여파는 경영환경의 중대한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향후 협상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해야 하며,협상의 진전과 결과에 따라 사업부문의 구조적 조정을 수행해야 한다.
또 시장개방 대비를 위해 검토해야 할 문제로 무역위원회 기능 보완을 들 수 있다.
우리 입장을 통상협상의 장에 반영시키고,이를 주도해 나갈 통상협상 조직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반면 반대의 입장에서 이러한 시장개방화에 따른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제도적으로 마련된 기구인 무역위원회의 기능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무역위원회는 우리 시장으로 들어오는 수입품들이 우리산업에 피해를 주는 경우 반덤핑조치 및 세이프가드조치를 통해 이를 구제하는 통상에 관한 수문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과 추가적인 시장개방에 따른 농산물 공산물 및 서비스들의 대폭적인 국내 유입은 우리 경제가 경쟁체제에 충분히 적응하기까지 제반 무역구제조치를 통한 적절한 산업보호를 한동안 불가피하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우리 산업부문의 경쟁력 조사 등 산업실태 파악에 근거한 적법한 방어체제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
통상에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공격기능과 국내시장 보호를 위한 방어기능이 있으며,이 두가지가 적절히 운용돼야 하는 것이다.
또 우리 기업들도 그러한 무역구제조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WTO 규범하에서 적법하게 보장돼 있는 산업피해에 대한 구제조치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하겠다.
'총성없는 전쟁'이라고 불리는 통상전쟁은 기본적으로 '기업을 대리한 정부 간의 대리전'임을 직시하고 통상주체로서 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할 때다.
dahn@kdischool.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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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