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IP(인터넷프로토콜) 세계로 떠난다' 영화제목이 아니다. 전화선을 붙잡고 있던 유선통신 사업자들이 인터넷기반, 더 나아가 무선데이터통신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얘기다. 시내.시외.국제전화란 전통적 통신사업으로는 21세기 새로운 골드러시를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전환 속도와 폭은 '유선사업자가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라는 선입견을 뛰어넘는다.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뛰어넘을 기세다. 유선사업자들은 광통신망으로 기간망을 진화시키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축으로 삼아 새로운 신천지를 개척하고 있다. 오는 2005년까지 많게는 전체 매출의 60%까지 인터넷 관련 매출을 끌어올린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 =지난 3.4분기까지 인터넷 등 성장사업(전화 이외 사업)의 매출은 총 5조1천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이중 인터넷부문 매출은 1조8백억원, 초고속인터넷사업 매출은 7천8백억원, 데이터부문은 2천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통신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이미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성장사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 회사는 또 2005년까지 세계 20위권 통신사업자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담은 '플러스-E(Plus-E)' 전략을 최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초고속 인터넷, VPN(가상사설망), 유무선 통합서비스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한통은 2005년에는 이들 부문에서만 8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2005년 총 매출목표는 20조9천억원이다. 데이콤 =집중과 포기를 통한 사업조정으로 2004년 국내 최고의 '인터넷 네트워킹 및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지난 4월 발표했다. 데이콤의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 비중도 이같은 비전에 걸맞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99년 25%에 불과하던 인터넷 네트워크 관련 매출은 지난해 34.9%로 상승한데 이어 지난 3.4분기에는 40.1%로 비중이 높아졌다. 오는 2004년에는 전체 1조6천억원의 매출 가운데 인터넷 분야에서만 9천3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57.8%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데이콤은 이를 위해 고품질 인터넷 네트워크와 기업시장 사업 노하우, 전자상거래 이네이블러(EC Enabler:전자상거래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비즈니스모델)의 선도적 지위를 십분 활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무선 초고속인터넷인 '에어랜', 국제전용회선 임대사업, e비즈 컨설팅사업, 유통 ASP(응용소프트웨어임대) 등 ASP 사업을 핵심아이템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하나로통신 =국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내년이면 포화상태에 도달할 전망이다.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갖고 있는 하나로통신은 이에 대비해 e비즈니스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1세기 지식강국을 선도하는 e비즈니스 사업자'가 캐치프레이즈다. 내년 상반기까지 초고속 인터넷사업에 주력하되 IDC, 초고속통신 인프라 등의 기반을 활용해 e비즈니스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 처음 영업이익을 내고 2003년에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뒤 2005년에는 매출 3조원, 당기순이익 5천억원의 우량 정보통신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