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를 갖고 당 내분사태 수습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지도부 간담회에선 인적쇄신, 전당대회 시기, 지도부 `유고' 문제 등 당내 현안들이 허심탄회하게 논의됐으며, 향후 내분사태 수습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0...김 대통령은 간담회 예정시각인 오후 3시 직전 회의장에 입장, 문 앞에 도열해 있던 한광옥(韓光玉) 대표를 비롯한 12명의 최고위원들과 악수를 한 뒤 곧바로 착석했다. 김 대통령의 표정은 담담해 보였으며, 김기재(金杞載)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최고위원들은 악수를 하면서 "잘 다녀오셨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준비된 국산차와 떡을 지목하며 "차 한잔 드세요"라고 말한뒤 짤막한 모두 발언을 하고 곧바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김 대통령은 "여러분이 오늘 청와대에 오신 것을 환영하고 우리당이 처한 당면 문제에 대한 고귀한 말씀을 듣고 저의 입장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다"면서 이례적으로 짤막하게 모두발언을 한뒤 곧바로 한 대표에게 회의 진행을 하도록 주문했다. 이에 한 대표는 "대통령께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하신뒤 쉴 틈도 없이 당이 재.보선 선거 이후 어려운 입장에 처한 점을 감안해 당 지도부와의 간담회를 갖게됐다"면서 "허심탄회하고 국민과 당원에게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최고위원들에게 발언을 주문했다. 0...이날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는 당쪽에선 한광옥 대표를 비롯한 12명의 민주당 최고위원 전원이 참석했으며, 청와대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과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이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원탁에 김 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한 대표, 한화갑(韓和甲) 김중권(金重權) 박상천(朴相千) 정동영(鄭東泳) 정대철(鄭大哲) 신낙균(申樂均) 김기재(金杞載) 김근태(金槿泰) 노무현(盧武鉉) 이인제(李仁濟) 김원기(金元基) 최고위원 순으로 앉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의 중대성 때문인지 매우 상기되고 긴장된 표정이었다. 최고위원들은 간담회 10여분 전부터 회의장인 인왕실 옆 충무전실에 대기하면서 날씨 등을 주제로 가볍게 환담을 나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오늘 무슨 말씀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민중"이라고만 말하는 등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참석자들은 이어 오후 2시58분께 회의장인 인왕실로 이동, 문앞에 도열해 김 대통령을 맞을 준비를 했다. 0...민주당 최고위원들은 간담회에 앞서 이날 회의가 10.25 재보선 패배이후 촉발된 당내 갈등의 수습여부를 사실상 판가름하는 중대고비라는 점에서 회의 직전까지 자신의 발언 내용을 최종 정리하는 등 사뭇 긴박한 분위기였다. 이날 최고위원들은 자신의 개인 사무실이나 의원회관에서 보좌진이 마련한 신문스크랩과 발언자료 등을 살펴보거나 아예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채 자택이나 지인들과 만나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회의에서 발언할 내용을 가다듬었다. 특히 모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장한 각오를 피력하며 "오늘 분위기가 어떤가. 어떻게 전망하느냐"며 사전 분위기 파악에 신경을 쓰기도 했다.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김중권(金重權) 김근태(金槿泰) 노무현(盧武鉉)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또는 서대문구 소재 개인 사무실에서 보좌진들과 간담회를 갖거나 발언자료를 가다듬는 등 회의에 대비했으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채 지인들과 만나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또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과 최고위원회의 권한 강화 ▲1∼2월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4∼5월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한 핵심당직자는 "한광옥 대표는 대통령의 브루나이 방문 기간에 유선으로 충분히 당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오늘 특별히 보고할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전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