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밀리지 않는다. 퍼팅만 보완하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2001년은 미국프로골프(PGA) 무대 진출 2년째를 맞는 최경주(31.슈페리어)에게의미있는 한해였다. 한국 출신 골퍼들 중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박세리(삼성전자)였지만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선수는 단연 최경주. 특히 남자골프의 수준이 높고 인기면에서도 훨씬 앞서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선전은 의미가 크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최경주는 언어장애와 문화적이질감, 캐디와의 불화 등으로 적잖이 고생하면서도 에어캐나다챔피언십에서 첫 '톱10'에 진입하는 등 30개 대회에서 30위 내에 다섯 차례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결국 풀시드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투어대회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하다는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통과해 재도전에 나선 최경주는 올시즌 29개 대회에 출전, '톱10'에다섯번이나 들었고 그중 세번은 5위안에 진입하는 알찬 수확을 거뒀다. 시즌초인 1월 투산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올라 국내팬들을 놀래키더니 4월 열린그레이터그린스보로클래식에서는 공동 4위로 투어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려 향후우승까지도 기대케 했던 것. 이후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그레이터밀워키오픈과 벨캐나디언오픈에서 공동 5위와 공동 8위에 오른 최경주는 5일 끝난 시즌 마지막 대회 서던팜뷰로클래식에서도공동 6위로 선전,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10위 안에 입상한 대부분 대회들의 수준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는 1.2라운드에서 각각 66타와 68타를 치며 첫날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는 등 미국팬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한 시즌이었다. 올시즌 최경주가 벌어들인 총상금은 80만326달러로 지난해의 약 3배이며 상금순위는 65위. 덕분에 여유있게 내년 시즌 풀시드를 획득하며 신분 상승의 기쁨을 누렸을 뿐아니라 대부분 대회에 예선없이 나갈 수 있게 돼 대회참가 계획을 미리 치밀하게 세울 수 있게 됐다. 또 내년에는 프로암대회도 출전이 가능해 대회 참가 비용 정도는 쉽게 마련할수 있게 된 것도 한결 짐을 덜어준다. 올시즌 목표를 랭킹 100위로 잡았던 최경주의 성적 향상 비결은 샷의 비거리가엄청나게 향상된 데서 찾을 수 있고 그동안 쌓인 경험도 경기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샷의 정확도와 평균퍼팅수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올해는 드라이브샷의 평균 비거리가 약 10야드 정도 늘어난 283야드를 넘어서 투어 선수들 중 중상위권에 당당히자리한 것이다. 그러나 퍼팅이 여전히 부정확한 것을 약점으로 꼽는 최경주는 동계훈련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장기인 아이언샷을 더욱 연마해 새로운 마음으로 내년 시즌'초이(Choi)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