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상하이를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연쇄 회담을 갖고 정상외교 활동에 돌입했다. 한반도 주변 3강 정상과의 연쇄회담은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세계적인 경제침체와 안보불안 등 국제정세가 불안정하고 한반도 정세도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국익과 직결된 자리였다. 특히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향후 남북 및 북미관계와 관련한 한미 양국의정책기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한미 정상회담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월 워싱턴 회담에 이어 두번째로 가진 이날회담에서 반(反)테러 전쟁 협력및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숙소인 상하이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테러 군사행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전달하는 등`반테러 공조'를 확고하게 표명했다. 회담에 앞서 양국 정상은 모두 발언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통령은 테러사태로 미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데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하고 부시 대통령이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연대를 주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반테러 전쟁에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강조했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 양국 정상은 ▲확고한 한미 안보동맹 체제 유지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지속과 이에 대한 미국측의 지지 재확인 ▲양국간 긴밀한 사전.사후협의 등 3개항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양국 정상은 테러사태 이후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 아래서 굳건한한미동맹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은 특히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측의 지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지지입장을 재화인하면서도 북한이 최근 남북이산가족교환방문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점을지적하고 남북 및 미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북한의 태도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장쩌민 주석과의 한중회담에서 내년 수교 10주년을 계기로 양국간`전면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공동노력, 테러 근절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의 동참 방안,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장 주석으로부터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및 장 주석의 방북 결과를 청취하는 등 한반도 문제를 밀도있게 논의한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장 주석에게 북한이 한국 및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지작업을펼쳤으며, 장 주석은 최근 남북관계의 진전상황을 평가하고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지지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대통령과 장 주석과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따른 두나라간 경제협력 문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공동대응 문제 등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의견을 나눴다. ◇한러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꽁치분쟁',경제협력 방안 등 양국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난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러시아 방문 결과를 청취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러시아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양국 정상은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사업,남쿠릴열도 꽁치조업 문제, 나홋카 공단건설 문제 등에 대해서도 밀도있는 대화를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上海)=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