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물학 무기로도 쓰이는 탄저병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흰색가루가 들어있는 괴우편물이 미 주요 언론사 및 회사에 배달되면서 '생화학 테러 공포'가 미 전역을 휩쓸고 있다. ◇탄저균 확산=플로리다주에 있는 타블로이드신문 출판사 '아메리칸미디어'는 직원 5명이 추가로 탄저균 검사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13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 직원중 1명은 지난 6일 호흡기 탄저병으로 사망했으며 2명에게서 양성반응이 검출됐었다. 전날 피부 탄저병 환자가 발견된 뉴욕 NBC 방송국에서도 다시 직원 1명이 미열과 함께 목과 림프선 부근이 붓는 등 탄저균 감염 증상을 보이고 있어 당국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백색가루 공포=미국 도처에 백색가루 공포가 번지고 있다. 13일 US항공 소속 항공기의 쓰레기통에서 의심스런 가루봉지가 발견돼 항공기가 비상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2일에도 미니애폴리스발 휴스턴행 노스웨스트항공 승객들도 기내에서 가루봉지가 발견되는 바람에 90분 동안 기내에 발이 묶였다. NBC에서 우편물로 인한 탄저균 감염이 확인되자 뉴욕타임스 CNN 등 주요 언론사는 13일 잇따라 편지함을 폐쇄했다. ◇생화학 테러 여부=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백년 동안 18건밖에 발생하지 않았던 탄저병이 잇따라 발생하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결론짓고 범죄 차원에서 수사를 진행중이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강도높게 수사하고 있으나 9·11 테러참사와 연계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딕 체니 부통령은 "빈 라덴이 생물학 무기를 구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 왔다"면서 탄저균 확산에 빈 라덴의 배후가능성을 시사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 생화학 무기.테러 略史 ] △1346년=타르타르인(人)들,이탈리아의 견고한 요새도시 안으로 페스트 희생자 시체를 투석기를 이용해 집어넣음. △1518년=스페인 정복자 에르난두 코르테스,멕시코 원주민 아즈텍족에 천연두를 퍼뜨림. △1710년=러시아군,스웨덴과 전쟁 중 전염병 확산 위해 페스트 희생자 시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짐. △1767년=영국군,북미 인디언에 천연두에 오염된 담요 살포. △1915년=독일,프랑스 이프레 인근 랑즈마크 마을에 가스무기를 사용.영국과 프랑스도 곧 가스로 대응. △1930∼1940년대=일본,생물무기 실험.중국과 만주에서 사용. △1942년=영국,스코틀랜드 연안 그루이나드섬에서 동물 대상으로 탄저균 실험 실시. △1979년=러시아 도시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탄저병 발생,64명 이상 사망.인근 생물무기시설에서 탄저균 포자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 △1980∼88년=이란 대 이라크 전쟁 때 주로 이라크군에 의해 화학무기가 광범위하게 사용. △1995년=일본 사이비 종교단체 옴진리교 신자들이 도쿄 지하철역에 살상용 사린가스 살포. △1998년=미 국방부,모든 군인들에 대해 탄저균 예방 백신 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