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 이후 치솟고 있는 시민들의 지지에 편승해 임기연장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줄리아니 시장은 이날 밤 방영된 CBS뉴스의 시사프로그램 '60분Ⅱ'에서 뉴요커들이 원한다면 임기가 끝난 뒤에도 봉사할 준비가 돼있다며 임기연장에 대한 강한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또 뉴욕 주의회의 셀던 실버 하원의장(민주)에게 전화를 걸어 뉴욕시장에 재출마할 수 있도록 임기제한 규정을 면제시켜 줄 것을 요청했으며 조지 파타키 주지사와 주의회 지도자와도 연쇄접촉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줄리아니는 이에 앞서 시정브리핑 중 전날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마이클 블룸버그와 민주당에서 당후보 결선투표에 오른 마크 그린 뉴욕시 공익옹호관, 페르난도 페레어 브롱스 보로장 등과 만나 뉴욕시를 단합시키기 위한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합의가 자신의 거취와는 관련이 없이 시정과 관계된 것이라고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줄리아니는 3선 연임을 금지한 규정에 묶여 출마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나 테러참사이후 90%를 넘는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법 개정이나 기명투표, 제3당후보 출마 등 임기제한 규정을 우회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줄리아니가 임기연장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버 하원의장은 이날 줄리아니 시장과의 통화에서 임기제한 규정에 반대하고있지만 이미 예비선거까지 치러진 상황에서 규정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도 전날 줄리아니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임기연장을 모색하지 말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마리스트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는 줄리아니가 테러참사에 훌륭하게 대처했다는 응답이 91%에 달했지만 그의 3선 연임을 위해 임기제한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는 응답은 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