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비행기 테러사건이 발생하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테러에 대한 우려로 여행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해온 컴퓨터업계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반면 보안장비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테러위협이 가중되면서 여행객이 급감,항공업계가 올해 최악의 해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이번 테러의 "희생양"들은 물론 다른 대형 항공사들도 미주취항 금지로 매일 수백만달러씩 손실을 입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유나이티드항공의 올해 손실액이 2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항공사인 일본항공의 경우 매일 4백20만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으며 대한항공도 비슷한 액수의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ABN암로의 애널리스트인 레이몬드 니들은 "그동안 침체돼 있던 항공업계가 이번 사건으로 더욱 수렁속으로 빠지게 됐다"면서 "올해 업계상황은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컴퓨터 업계도 테러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꼽히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는 12일 올해 PC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의 로저 케이 애널리스트는 "이번 테러로 불안감이 확산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항공서비스 중단으로 유통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올해 전세계 PC 출하량은 당초 예상보다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는 당초 올해 PC매출이 전년대비 1.6% 감소한 1억3천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는 미국보다 빠른 수요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시장이 가장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이외 지역도 대단히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로 정부 및 기업들이 보안장비에 대한 수요를 늘리면서 보안관련 업체들의 매출은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현재 미국내 모든 공항은 연방항공청(FAA)의 명령으로 일제히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공항검색대 등에서 사용하는 금속탐지기 생산업체 OSI시스템의 피터 모디카 부사장은 지난 11일 이후 정부기관,공항,기업들로부터 장비구입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최대의 공항보안업체인 퍼킨엘머측은 올해 예상 매출액이 12억2천만달러로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기산업 역시 상대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