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김곤(56)씨는 독학으로 한국화를 배운 작가다. 서예에서 출발해 15년전부터 문인화 실경산수로 작품세계의 중심을 옮기면서 벌써 20회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우리 산천의 서정적 풍경을 일필일획(一筆一劃)기법으로 담은 작품 75점을 내놨다. 작가의 실경산수 바탕은 산이다. 그냥 산이 아니라 바위가 있는 산이다. "산의 풍경에 바위가 적당하게 위치하고 있으면 감동을 가져옵니다. 바위산들은 저의 필법과도 통해 장엄하고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그가 오대산 소금강 등 바위가 많은 산을 주로 찾는 것도 그의 필법과 일맥상통한다. 작가는 자연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기보다는 자신의 필법과 표현력에 맞춰 재해석해 낸다. 그의 화면에는 때론 거칠고 때론 부드러운 필묵들이 나타나는데 담백하면서 강한 운필의 변화는 오랫동안 몸에 밴 서예 필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의 서화(書畵)에는 서(書)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한문과 한글 시가 많다. 하지만 여백미와 화려한 색조,강한 필력이 느껴지는 나무 이미지 등과 잘 어울린다. 미술평론가 오세권씨는 "자연풍경의 서정성을 담담하면서 간략하게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며 "자연의 다양한 표정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정립하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김씨는 1992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부문에서 특선을 수상했고 현재 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7일까지. (02)580-1646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