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황선홍(일본 가시와)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 한국축구의 `유럽징크스 탈출' 선봉에 선다. 황선홍은 15일 밤 11시40분(이하 한국시간) 체코 제2의 도시인 브루노의 드루노비체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체코와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4-2-3-1 포메이션의 맨 앞에서 장신수비수를 뚫고 골을 터트리는 역할을 맡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체코전에 대해 "더 이상 시험무대가 아니다. 이기기 위한 작전을 구사할 것"이라며 정예멤버들을 총가동해 승리함으로써 유럽공포증을 털어내는 보약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히딩크 감독은 2001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보였던 황선홍을 스트라이커로 투입하고 공격 2선에는 왼쪽부터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이천수(고려대)를 배치해 상대진영을 압박해가는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설기현과 이천수는 좌우측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낮고 빠른 크로스패스로 황선홍에게 득점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안정환은 '섀도우 스타라이커'로서 플레이메이커역을 맡는다. 황선홍은 체코와의 경기에 대해 한편으로 긴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잔뜩 벼르고 있다. 98년 5월 월드컵 본선 직전 열린 체코와의 친선경기에서 0-2로 뒤진 후반전에 추격골을 넣어 결국 패배를 모면케 했던(2-2 무승부) 황선홍은 "굉장히 힘든 상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한국대표팀이 유럽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황선홍은 아직까지 피로에서 회복되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 훈련을 통해 100%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돼 벨기에 무대에서 뛰며 유럽선수들에 대해 적응력이 생긴 설기현, 히딩크 감독에 의해 처음으로 발탁된 뒤 단번에 'OK'라는 평가를 받았던이천수를 잘 리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환은 지난 9일 네덜란드 1부리그인 RKC 발베이크와의 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후반 교체됐지만 과감한 슛으로 결승골을 뽑은 외에 날카로운 전진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고 수비에도 활발하게 가담한 점을 인정받아 재기용된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최성용(오스트리아 린츠)과 이영표(안양LG)가 낙점받았다. 최성용은 컨페드컵에서 오른쪽 날개로 출전,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던주인공으로 이번에는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전망이며, 히딩크 사단의 황태자 이영표는 원래 위치 그대로다. 포백(4 Back)은 송종국-이민성(이상 부산 아이콘스)-강철(전남 드래곤즈)-이기형(수원 삼성)이 일(一)자로 늘어서 얀 콜러를 핵으로 해 펼쳐질 상대의 파상공세를막아내고 원래 오른쪽 수비인 송종국은 이기형의 투입으로 인해 왼쪽으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체코는 최고 스트라이커인 네드베드의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최근 체코축구협회측이 제대로 된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네드베드를 전격 투입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체코는 원톱이 아닌 투톱이 나설 가능성이 큰데 히딩크 감독은 이에 3-4-3으로 맞서는 작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설기현-황선홍-안정환의 공격라인에 송종국-최성용-이영표-이기형이 허리싸움을 벌이고 수비는 이민성-강철-심재원으로 구성될 전망이지만 소속팀인 독일2부리그 프랑크푸르트 아인트라흐트가 심재원을 끝내 풀어주지 않을 경우에는 윤희준(부산 아이콘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13일 네덜란드 훈덜루 훈련캠프를 철수하고 브루노로 이동한 선수단은 14일 경기가 열리는 드루노비체경기장에서 한 차례 집중훈련을 하며 마무리 점검을 했다. (브루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