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26일 "한국과 대만간 항공기 복항 문제는 국가의 존엄, 실질이익, 평등호혜의 3대 원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천 총통은 대만을 방문중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이날 타이베이(臺北)에서 가진 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천 총통 등 대만 고위 관리들은 대만을 주권 국가의 수준으로 대접해 달라고 주장할 때 '국가의 존엄'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한국이 지난 95년 이후 대만과 복항 협상을 벌이면서 과장급 등 하위급 협상대표단을 대만에 파견하려 하고, 양측간 항공협정 내용에 대만의 영토 주권과 관련된 표현들을 넣지 않으려 하는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 총통은 이같은 3대 원칙이 받아들여져야만 92년 후 중단된 양국간 국적기 복항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총통이 한국과 대만간 복항 문제와 관련하여 이처럼 명확하게 공개적으로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대만은 한국의 5대 수출 국가였으며, 양국간 교역액 130억달러중한국의 무역흑자가 50억달러 이상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두나라간 정기적인 장관급 경제협력회의의 재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간 경제, 무역 관계는 아주 긴밀하며 교역액은 매년 30%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과 대만간 항공기 운항 중단후 양측간 인원 왕래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복항은 양측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과 대만간 교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말했다. 천 총통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을 둘러싸고 억측이 많지만 두 사람 모두 양안관계, 한반도문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단교 후 대만을 방문한 한국의 최고위급 인물인 김 전 대통령은 25일부터 천 총통의 초청으로 4박5일간 일정으로 방문중이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