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철평 < 한국무역대리점협회 회장chin@nkt.co.kr > 얼마전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등 3대 테너의 공연이 있었다. 한 TV방송은 2시간 넘게 이를 생중계했다. 그들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목소리 조화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보여 주었다. 팝과 클래식을 넘나들며 솔로와 듀엣,트리오의 형식으로 주옥같은 노래가 잠실벌에 메아리쳤다. 세 사람의 연륜과 테크닉이 팀으로 하나가 되고 그것이 많은 관객의 감동과 어우러져 훌륭한 공연을 만들어 낸 것이다. 특히 66세인 파바로티와 환갑인 도밍고가 2시간 이상 걸린 공연을 거뜬히 소화해 낸 것은 인상적이었다. 전설적 존재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는 40대를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마리오 델 모나코도 이들만큼 현역생활을 하지 못했다. 서울대 송병락 교수는 최근 무역대리점협회 주최 AFTAK 포럼21 강연에서 "피터 드러커 박사가 글다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63세부터이고 세인의 마음에 드는 작품은 90세에 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몇 년내 인공장기가 개발되고 노년에 이르면 장기를 갈아 끼우면서 90대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IMF 경제위기 이후 현대판 고려장이 벌어지고 있다. 50대는커녕 40대마저 해고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며 30대 CEO가 속출하고 있다. IT산업의 물결 속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건 당연하겠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 60대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태동한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에 뛰어들어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무역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세대다. 이러한 경륜과 노하우를 일거에 도태시키는 것은 국력낭비가 아니겠는가. 이들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벤처기업들도 젊은 세대의 넘치는 열정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는 기업경영을 성공시키기가 쉽지 않다. 일본의 경우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환갑을 넘은 노인이다. 조만간 60세 이상이 전체의 5분의 1이 될 우리도 파바로티적 자기계발로 사회경제적 하모니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