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중 예정됐던 기업.금융 구조조정 작업은 절반 이하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우자동차 서울은행 등의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는 등 초대형 사안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계는 올들어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요인이었던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그룹 문제를 △회사채 신속인수제 △출자전환 등 채권단 지원 △외자유치 등을 통해 일단락지었다. 우리금융그룹 출범(4월2일)과 국민.주택은행 합병본계약 체결(4월23일) 등도 금융산업의 틀을 바꿀 만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중 마무리 짓기로 예정됐던 현대투신 서울은행 대우자동차 등 구조조정 핵심 기업의 해외 매각은 진척이 거의 안되고 있다. ◇ 대우자동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와 지난 4일부터 협상에 들어갔으며 대우차 노조의 해외매각 반대의사 철회로 급진전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1,2차 협상에서 양측은 △부평공장 인수 △고용 승계 △부채 탕감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 관계자들은 대우자동차의 부채가 22조3천억원에 달하고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이 5천8백7억원으로 월평균 4백여억원의 적자를 내는 만큼 매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현대투자신탁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28일 "현대투신 매각문제는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6월말로 예정됐던 협상 타결 예정시한을 무기한 연장한 셈이다. 이유는 현대그룹과 미국 AIG간의 현대증권 매각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 AIG측은 현대투신 현대투신운용 현대증권의 일괄 인수를 위해 정부와의 현대투신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협상과 현대증권 매입 협상을 동시 진행중이다. 그러나 AIG측이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으로부터 지분 17%를 시가(주당 1만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2천∼3천원)를 얹어 매입하려는 반면 현대상선측은 매입 원가(1만6천원) 이상을 원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 서울은행 =정부는 독일 도이체방크를 매각 주간사로 이달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키로 했으나 적절한 원매자를 찾지 못해 사실상 매각 시한을 연말로 미뤘다. 정부는 그동안 6∼7개 해외 투자자와 접촉했으나 이들이 제일은행 매각때 적용됐던 풋백옵션 등을 요구, 번번이 결렬됐다. ◇ 외환카드 =외환은행은 공적자금을 받으면서 이달말까지 외환카드 지분(51%)을 매각키로 했다. 이를 위해 씨티은행과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 때문에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해외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코스닥 등록 후 처분하거나 △아예 매각 철회를 고려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카드 지분 매각이 경영정상화의 전제조건이었던 만큼 반드시 그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