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증시에선 베타(β)계수가 나침반이 된다' 종합주가지수가 620선 언저리에서 럭비공처럼 튀고 있다. 지난달 29일 연중 최고가(632.05)를 등정한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5일 600선 밑으로 떨어졌다가 8일 다시 620선 위로 올라섰다. 최근 들어 변동성이 부쩍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가 여전히 방향성을 찾지 못한 데다 장을 지탱해 주던 경기회복 기대감도 잦아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4일의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일)를 지날 때까진 증시가 '안개'속을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종목 발굴에 애를 먹고 있다. 또 자신의 판단없이 '뇌동매매'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이같은 상황에선 어떤 기준을 갖고 종목을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베타계수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베타계수란 종합주가지수와 해당 종목주가의 연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베타값이 1보다 크면 주가변동 폭이 지수변동 폭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1보다 작으면 주가가 지수보다 적게 움직인다는 것을 뜻한다. 베타값이 1이라면 지수와 똑같이 움직이는 종목.예컨대 베타값이 1.5인 종목은 통계적으로 지수가 10% 오를 때 15% 상승하고 지수가 10% 내리면 15% 하락한다. 반면 베타계수가 0.5인 종목은 5% 등락하는 데 그친다. 베타계수가 큰 종목의 기대수익률이 크지만 투자위험도 덩달아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불투명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는 자신의 장세판단을 근거로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상승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베타값이 1보다 큰 종목을,하락국면을 예측하는 투자자는 베타값이 1보다 작은 종목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베타계수를 근거로 한 투자에도 함정은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와 관계없이 개별 종목의 주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성장성.재무안정성이 높고 PER(주가수익비율)가 낮은 종목 등으로 투자대상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상승장 예측(고성장추구형) =시장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는 베타값이 1보다 큰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KOSPI200종목 가운데 베타값이 큰 종목은 LG투자증권(2.1208) 현대증권(2.1040) 삼보컴퓨터(2.0706) 한솔CSN(2.0284) 다우기술(1.99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하락장 예측(안정추구형)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투자자는 베타값이 1보다 작은 종목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베타값이 작은 종목 가운데 실적이 호전된 종목은 하락장에서도 일정한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크다. 베타값이 가장 낮은 종목은 담배인삼공사(0.1477)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신도리코(0.2552) S-oil(0.2650) 농심(0.2703) 기아차(0.28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예측유보(중용형) =지수흐름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베타값이 1에 가까운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1에 가까운 종목들은 지수와 거의 같이 움직인다. 이에 따라 지수가 상승할 때 소외되지 않고 지수와 연동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떨어질때도 지수하락 폭만큼만 하락하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베타값이 1에 가까운 종목은 SK케미칼(1.0046) 현대시멘트(1.0028) SK(1.0017) 삼성전기(0.9995) 등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