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쯤 호주 시드니를 찾는 관광객들은 시내버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광고와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게 될 겁니다"

국내의 한 이동형 동영상광고 시스템업체가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다.

호주 터키 등의 굵직한 동영상광고 사업권을 연이어 따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23명의 직원에 설립된지 1년이 채 안된 벤처기업 네듀먼트.

무선랜을 이용한 원격제어 이동형광고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 예상매출액(3백억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물량을 이미 수주해 놓은 상태다.

김경오(32) 사장은 "동영상광고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승부를 거는게 국내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사업초기부터 해외마케팅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터키 이스탄불 시내에 위치한 도거스 옵틱백화점의 동영상광고 시스템사업권을 따낸데 이어 최근 호주 시내버스 1천8백대에 동영상광고 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호주사업권만 1천5백만달러 규모다.

지난해 9월 설립된 네듀먼트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시장진출에 성공한 것은 바로 기술력이다.

이 회사는 무선모뎀과 무선랜을 통해 동영상을 원격제어하는 스트리밍 기술(CPS)을 보유하고 있다.

달리는 버스나 전차 안에 LCD(액정표시장치)나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모니터를 설치한 후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김 사장은 "아직까지 CPS 기술을 상용화한 나라는 거의 없다"며 "독일 보쉬사가 동영상광고를 베를린 9호선 지하철에 구현하고 있지만 이는 위성방송을 이용한 기술이라 근복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해외마케팅에 주력해온 김 사장의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그는 "중국을 드나들수록 중국이야말로 광고 천국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보도블럭까지 차지한 광고와 전광판 앞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하루종일 앉아서 구경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자회사인 유망전자전력유한공사는 네듀먼트에 1억원의 자본투자를 약속했다.

일본 진출을 위해 세계 2대 광고대행사인 덴츠와의 공동마케팅도 추진중이다.

이동형광고 시스템을 네듀먼트가 구축하고 덴쓰는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관계다.

국내에선 백화점과 동대문 일대 대형 쇼핑몰에 동영상광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뛰어들었다.

전국의 전광판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전광판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전철이나 버스안에서 9시 뉴스를 실시간으로 보게 되면 이동광고매체의 성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