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종교계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졌다.

불교계에선 산 목숨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불살생계(不殺生戒)의 실천 차원에서,기독교계에선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권한은 하느님(하나님)에게만 있다는 이유로 사형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신교계는 최근 한국기독교사형제도폐지운동연합회(사폐련)를 결성,지난달 27일 한국교회 1백주년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개신교계의 진보,보수층을 대변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관계자들이 나란히 참석,연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폐련에는 특히 교회협의 문장식 목사가 대표회장,한기총의 이만신 목사가 명예회장으로 추대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상호협력을 강조하고 올해안에 결실을 거두자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사람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이 인위적으로 죽이는 것은 하나님의 법도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김동완 교회협 총무도 "세계 90여개국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있는 마당에 사형수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나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종교간의 연대활동도 가시화하고 있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은 지난 1월 ''사형제 폐지를 위한 범종교 모임''을 출범시켜 대국민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천주교는 정의평화위원회 산하에 특별소위원회를 설치,사형제도 폐지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불교계도 ''불교사형제도 폐지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사형제도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사폐련 창립총회에 참석한 정대철 의원(민주당)은 "사형폐지 특별법안 발의 또는 이에 찬성키로 서명한 국회의원이 84명에 이른다"며 "더 많은 찬성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종교계가 앞장서 달라"고 밝혔다.

따라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입법노력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