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2개월여만에 종합주가지수 500선이 붕괴됐다.

"난공불락의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00이 무너지자 투자자들 사이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나스닥지수가 1,600선 초반으로 급락,공황심리마저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 이후의 시가총액과 자산가치총액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위기 같은 극한의 상황이 닥치지 않는 한 종합주가지수가 450선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심리적 허탈함은 상당하지만 국내주가의 내성이 상당히 강해졌다는 점에서 추락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전저점인 480선이 1차 지지선이란게 다수론이고 480이 무너져도 450은 마지노선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내성이 강해졌다=지난 4일 종가는 493.69.작년말(504.62)보다 2.1% 내렸다.

미국다우지수가 작년말에 비해 12.1%,나스닥지수가 32.5% 폭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선방이다.

특히 지난 2월22일 500선으로 접어든 이후 한달이상 500선을 지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같은기간 다우지수 10,000, 나스닥지수 2,000이 힘없이 붕괴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미국및 일본경기침체와 현대사태 등 국내외 악재를 감안하면 국내 주가는 상당한 내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자산가치 고려하면 바닥이다=순전히 자산가치만을 따질 경우 현 주가수준이 바닥권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는 지난 90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상장주식의 시가총액과 자산가치총액(자본총계기준)의 비율을 계산했다.

그 결과 주가활황기 때는 시가총액이 자산가치총액을 웃돌았다.

최고수준을 보였을 때는 지난 90년 1월.시가총액은 95조8천40억원으로 자산총액(59조1천7백60억원)의 1.62배에 달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었던 작년 1월에도 시가총액은 자산총액보다 1.47배 많았다.

반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6월에 시가총액(60조8천1백90억원)은 자산총액(1백51조8천6백25억원)의 40%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외환위기라는 특수적 상황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하나경제연구소의 설명이다.

이같은 특수상황을 제외하면 주변여건이 아무리 나빠도 시가총액은 자산총액의 70%수준에 그쳤으며 이후 반등을 모색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말 현재 시가총액은 1백90조9천4백40억원.자산총액(2백59조5천7백90억원)의 74%로 줄었다.

따라서 특수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현주가는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것이 하나경제연구소의 진단이다.

서보윤 하나경제연구소 투자분석팀장은 "자산가치중에서 청산비용을 30%정도로 산정할 경우 시가총액이 자산총액의 70%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이로 미뤄볼 때 현 주가는 바닥권에 근접했으며 아무리 떨어져도 450은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관건=매매주체별로 볼때 최대의 변수는 역시 외국인이다.

지난 4일 주가가 490선으로 추락한 것도 외국인이 순매도규모를 올들어 최대수준인 1천7백74억원으로 늘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를 지속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은 작년 한햇동안에만 11조3천8백98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순매수했다.

올들어서도 △1월 2조7천81억원 △2월 3천5백95억원 △3월 1천2백93억원등 3개월연속 순매수했다.

주가하락으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4월들어선 3일 연속 순매도(2천8백64억원)로 돌아섰지만 주식을 팔수록 손해를 입게 되는 만큼 조건반사적인 매도공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영제 한국투신운용사장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그래도 투자유망한 지역으로 한국시장으로 꼽고 있는 까닭에 무한정 매도공세를 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